▲ LG 오지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오지환이 LG 트윈스에 남는다. 규모에 비하면 참 말도 탈도 많은 계약이었다. 그렇지만 선수도 구단도 최악의 경우는 피했다. 오지환의 백지위임 선언이 꼬인 실타래를 끊었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LG는 20일 오지환과 계약 기간 4년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센티브 없이 40억원이다. 

5번째 FA 계약이다. 1호 이지영(키움)을 시작으로 유한준(kt)과 정우람(한화)까지 3명이 11월에 계약을 마쳤다. 송은범(LG)이 18일 리그 4번째이자 LG 팀 내 1호 계약자가 됐다. 오지환이 그 뒤를 이었다. 

당초 LG 차명석 단장은 오지환 뿐만 아니라 송은범, 진해수와도 11월 안에 계약을 마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단장 취임 후 '속전속결'로 외국인 선수 계약과 연봉 협상을 마친 경험이 있기에 그저 허언으로 들리지 않았다. 

▲ 오지환 ⓒ LG 트윈스
그런데 스토브리그가 막을 올린 뒤 LG는 좀처럼 FA 계약 소식을 알리지 못했다. 오지환만 늦어진 것이 아니라 송은범, 진해수도 협상이 길어졌다. '오지환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론이 나기 전까지 LG 측과 오지환 측은 3번 만났다. 진통은 있었지만 양측 모두 협상의 과정으로 여겼다. 그런데 외부의 시선은 달랐다. 부정적인 시선, 오지환과 그의 에이전트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 

오지환이 답답해 한 점은 댓글 여론이 아니었다. 그는 이쪽 문제에는 이미 달관한 지경이었다. 가족이 입을 상처를 걱정했을 뿐 자신이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여론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예상했다. 

그보다 자신이 말하지도 않은, 에이전트도 밝힌 적 없는 얘기들이 마치 사실처럼 퍼져나간 점을 답답해했다. 그는 "왜 저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으셨을까요?"라는 말을 꺼냈다. 

소문은 일파만파 퍼지는데 자신 혹은 에이전트에게 직접 확인하는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오지환은 "4년 50억원을 원했다는 점은 꼭 알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협상이 길어지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지만, 소문의 재생산은 LG에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오지환을 잔류시키기로 한 이상 선수의 기를 꺾을 이유는 없었다. 양 측에 출구전략이 필요해졌을 때 오지환이 결단을 내렸다. 구단은 곧바로 이 사실을 외부에 알려 추측의 여지를 지웠다. 

오지환은 백지위임을 결심했다고 말하면서 "멋지게 FA 1호 계약을 맺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실질적인 1호 계약은 이지영이 가져갔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관심을 받았던 내야수 3명 가운데 가장 먼저 사인하는데는 성공했다. 

이번 계약은 '종신 LG' 선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오지환은 계약 전에도 몇차례 잠실구장에 방문해 구단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외부 훈련도 팀 동료들과 함께했다. 

"제가 다른 유니폼 입고 있는 게 상상 안 되시죠? 저도 그래요"라고 했던 오지환은, 계약을 마친 뒤 "팀을 떠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본 적이 없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리고 항상 팀을 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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