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위부터 '백두산'의 하정우 이병헌, '시동'의 박정민 마동석, '천문'의 한석규 최민식. 출처|스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연말 한국영화 3대장이 본격 대결에 들어갔다. 18일 개봉한 '시동'(감독 최정열)을 필두로 19일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이 개봉했고, 오는 16일에는 '천문: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가 관객과 만난다. 장르며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른 작품들을 골라보는 재미 속에서도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남(男)과 남(男), 우정과 브로맨스를 넘나드는 케미스트리다.

'시동'은 어설픈 반항아들이 진짜 세상을, 꽤 괜찮은 어른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웹툰 원작에서 그대토 튀어나온 듯한 택일 역의 박정민, 무시무시하고도 사랑스러운 반전의 캐릭터 거석이형 마동석의 케미스트리가 볼만하다. 박정민과 정해인의 친구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맛깔나는 캐릭터를 제 옷처럼 입은 배우들의 호흡, 제 인생에 답을 찾지 못한 청춘들에게 유쾌하게 건네는 토닥임이 따뜻하다.

'백두산'에선 이병헌과 하정우가 주축이다. 백두산 화산폭발이 대재난으로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해 의기투합한 두 사람. 허나 한쪽은 속을 알 수 없는 북한 이중간첩 출신이고, 한 쪽은 폭발물만 해체하다 뜻밖에 작전을 지휘하게 된 전역 직전의 군인이다. '백두산'은 긴박한 재난 사이, 출신도 성정도 전혀 다른 두 남자가 투닥거리며 결국엔 같은 목표를 향헤 가는 과정을 공들여 묘사했다. 둘의 케미가 영화의 재미 상당부문을 책임진다.

최민식 한석규는 '천문:하늘에 묻는다'로 20년 만에 조우했다. 두 사람은 세종에게 발탁된 천출 출신의 천재와 조선의 것을 꿈꾸는 임금의 관계를 놀랍도록 친밀하고도 애틋하게 묘사했다. 시사 이후 '브로맨스 그 이상'이란 평가가 괜히 나온 게 아닐 정도. '쉬리' 이후 20년 만에 만난 최민식 한석규는 '명배우'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그러나 절묘한 선을 지키는 연기로 시선을 붙든다.

온도와 밀도가 각기 다른 세 남남 콤비들을 목격하는 건 올겨울 극장가의 또다른 재미가 될 터. 양보없는 겨울 대전이 절정을 향해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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