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나미노 ⓒ리버풀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리버풀이 미나미노 다쿠미를 영입했다. 중원에 다양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이 1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로 미나미노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4년까지다.

우선 가장 매력적이었을 요소는 저렴한 이적료다. 1000억 원 이상의 이적료가 심심치 않게 오가는 현재 이적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725만 파운드(약 110억 원)에 불과한 미나미노의 바이아웃 금액은 저렴하다 못해 헐값에 가까웠다. 가격 이외의 요소도 분명 영향을 젔을 터. 리버풀에도 고민은 있기 때문이다.

결과만 보면 최고의 한 해다.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번도 패하지 않고 16승 1무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린다. 고전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끝내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 때문에 카라바오컵 8강전에 23세 이하 팀을 보냈지만, 클럽월드컵 트로피만 따내면 큰 문제가 아니다. FA컵에서도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으니 리버풀로선 순조로운 한 시즌이다.

하지만 팀을 자세히 뜯어보면 고민도 분명히 읽힌다. 리버풀은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을 앞세운 팀이다. 하지만 리버풀의 전력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만나는 과제는 밀집 수비를 해결하는 법이다. 리버풀은 호베르투 피르미누-사디오 마네-모하메드 살라의 개인 능력이나, 좌우 풀백 앤디 로버트슨, 트렌트 알렉산더 아널드의 크로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세밀하게 수비를 풀어가는 선수는 없다.

이번 시즌 도움 순위를 보면 중원의 공격력 문제는 분명히 짚힌다. 호베르투 피르미누, 사디오 마네(이상 9개)가 가장 많은 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이 뒤를 트렌트 알렉산더 아널드(8개), 모하메드 살라(7개), 앤디 로버트슨(5개). 제임스 밀너(4개)가 따르고 있다. 밀너는 중앙 미드필더와 왼쪽 수비수를 오가며 뛰었다. 미드필더인 파비뉴(2개)와 조던 헨더슨(1개), 조르지뇨 베이날둠(0개)의 공격 포인트 측면에서 기여도가 크지 않다.

리버풀의 중원도 주로 '싸우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성실하게 압박과 수비를 펼치면서 주도권을 유지한다. 좌우로 공격 방향을 결정하긴 하지만,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직접 골을 창출하는 유형의 선수는 없다.

미나미노를 눈여겨본 이유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축구 전문가 라파엘 호닉슈타인은 한 팟캐스트에서 "미나미노는 다르다. 그는 현재 리버풀이 보유한 스리톱과 비교할 수 없다. 마네는 살라와 다르고, 살라는 피르미누와 다르다. 4번째 선수를 더할 수 있게 됐다. X, Y, Z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할 순 없다. 그가 리버풀 공격진의 퀄리티를 올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나미노가 가진 스타일이 기존의 공격진 구성과 다르다는 뜻이다.

미나미노는 측면 공격수지만 조금 더 동료들과 관계를 깊게 맺는 유형의 선수다. 정확한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스카이스포츠'가 제공한 히트맵에 따르면 미나미노는 측면에 머무는 대신 폭넓게 움직이면서 공격 전반에 관여했다. 미나미노는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6경기에서 12개의 찬스를 만들어준 특급 도우미였다. 이번 시즌을 통틀어 22경기에서 9골과 11도움을 올리고 있다. 공격 시엔 동료들의 움직임 속에 생기는 공간을 잘 찾아들어간다.

클롭 감독은 "미나미노는 아주 빠르고 영리한 선수다. 그는 수비 뒤의 공간을 잘 찾는다. 공을 가졌을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용감한 선수다. 팀 플레이어다. 동료들의 이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간 리버풀이 필요로 했던 유형이다. 전방 압박을 펼칠 활동량을 갖추면서도, 동료들을 살릴 영리한 눈까지 갖춘 선수. 2018년 1월까지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필리피 쿠치뉴(바이에른뮌헨)  애덤 랄라나의 경우 잦은 부상으로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잘츠부르크 역시 리버풀처럼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빠른 공수 전환과 전방 압박은 리버풀이 직접 잘츠부르크와 맞대결을 펼치면서 확인한 내용이다. 미나미노의 빠른 적응을 기대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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