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수가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대표 팀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대성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대표 팀 분위기를 조금씩 익혔고 조지아전에 선발 출전했다. 수비에 5명을 뒀는데 비대칭으로 움직여야 했다. 호흡도 안 터지고 자신 있는 자리도 아니었다. 그래도 잘하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많이 속상했다.”

2018년 11월 파울로 벤투 감독의 깜짝 발표가 있었다. 경남FC에서 활약하던 박지수(25,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를 대표 팀에 차출했다. 뒤에 꾸준히 대표 팀에 합류했고 벌써 1년이 지났다. 

축구에서 공격은 실험할 수 있지만, 수비 라인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포지션으로 한정하면 중앙 수비는 더 붙박이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김영권과 유럽과 연결되는 김민재를 뚫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벤투 감독은 박지수를 꾸준히 불렀다. 광저우 이적 뒤에 발전한 빌드업과 빠른 수비 전환이 유사시에 필요해서다. 2018년 11월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8분 출전으로 대표 팀 데뷔전을 치렀다. 

올해 9월, 투르크메니스탄과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지역 예선을 앞둔 조지아전에 선발 출전했다. 당시에 벤투 감독은 황희찬을 윙백으로 둔 파격적인 스리백을 선택했다.
▲ '파격적인 변형 스리백' 조지아전에 선발 출전했던 박지수 ⓒ대한축구협회
▲ '호흡도 안터지고, 변칙적인 전술... 정말 힘들었어요' ⓒ박대성 기자
박지수에게 대표 팀 발탁부터 조지아전 선발까지 물었다. “수비는 조직력과 연관돼 어지간하면 교체가 없다. 사실 처음에는 적응도 안 됐다. 대표 팀 분위기에 위축되기도 했다”라며 2018년 11월을 돌아봤다.

조지아전은 정말 힘들었다. 처음 경험한 비대칭 전술이었다. 박지수는 “조금씩 분위기를 익혔고 조지아전에 선발 출전했다. 수비 5명을 배치했지만 비대칭이었다. 전술적으로 황희찬이 높게 전진했다”라고 말했다.

홀로 중앙과 측면을 커버해야 했다. “수비를 제외하고 라인업이 공격적이었다. 앞과 옆에 공간이 많이 비었다. 김민재 쪽으로 커버를 들어가면 측면이 뚫렸다. 측면으로 가면 간격이 벌어졌다. 정말 힘들었다”라며 조지아전 변형 스리백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첫 선발에 변형 스리백에 오버 페이스였다. 박지수는 “중앙 수비가 많이 뛰면 4~5km다. 전반을 끝나고 데이터를 쟀는데 5.8km가 나왔다. 첫 경기라 호흡도 안 터지고 자신 있는 자리도 아니었다. 잔 실수도 있었다. 전반전 끝나고 교체를 생각했는데 후반전에 교체가 됐다”라며 아쉬워했다.

힘들었지만 대표 팀 동료들이 토닥였다. 이용과 김영권 등이 “힘들 수밖에 없었겠다”라며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도 부정보다 긍정이 더 많았다. “대표 팀 첫 선발이었다. 애국가가 나오는 데 정말 뭉클했다. 국가 대표라는 자부심이 생겼다.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컸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많이 속상한 건 사실”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었다.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출전 가능성이 있었다. 상대적 약체였던 홍콩, 리그에서 자주 만났던 중국전이 있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박지수를 선택하지 않았다. 시즌이 끝나 몸이 무거운 탓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출전한 선수들 모두 그랬다. 

그래도 대표 팀 동료들과 우승에 만족했다.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물론 아쉽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국가 대표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벤투 감독 아래서, 대표 팀에서 많이 배웠다. 소속 팀과 대표 팀을 오가며 발전한 것도 사실”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내년에도 또 도전한다. K3에서, K리그1에서, 대표 팀에서, 중국에서 품었던 승부욕을 안고 뛴다. 박지수는 “올해 리그 우승을 했고 대표 팀 우승을 했다. 2020년에는 광저우에서 FA컵 우승도, ACL 우승도 하고 싶다. 카타르 월드컵 예선도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라며 두 눈을 반짝였다. 
▲ '내년에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대성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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