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일러 살라디노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20홈런 100타점 타자를 잃었다. 발 빠른 중거리 타자로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삼성에서 20홈런-100타점을 꾸준히 기록한 타자는 다린 러프뿐이다. 2017년과 2018년에는 30홈런을 쳤다. 구자욱 이원석이 20홈런 고지를 밟고 타점 생산을 도왔지만, 삼성 핵심에서 홈런과 타점을 꾸준히 생산했던 타자는 러프뿐이었다.

그러나 러프와 삼성은 4년 동행에 실패했다. 계약 결렬 소식을 알린 삼성은 빠르게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를 영입했다. 24일 삼성은 살라디노와 최대 9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살라디노는 전형적인 중거리 타자다. 마이너리그 기록을 살펴보면, 장타 비중이 홈런보다는 2, 3루타가 크다. 마이너리그 통산 129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을 갖고 있다. 살라디노는 마이너리그 통산 땅볼/뜬공 비율이 1.17이다. 멀리가는 뜬공을 치기 보다는 라인드라이브나 코스로 빠지는 안타를 쳐 발로 장타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유추할 수 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 구장이다. 좌우중간 펜스가 다른 구장과 비교했을 때 짧아 좌우중간 홈런이 많이 나온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로 홈런을 치기가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홈런을 만들기 상대적으로 쉬운 라이온즈파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뜬공을 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록으로 봤을 때 살라디노는 공을 띄워치는 유형은 아니다. 많은 홈런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삼성 허삼영 신임 감독은 마무리 캠프 기간 '디테일 야구'를 이야기하며 각종 작전 훈련에 시간을 쏟았다. 거포가 부족한 상대적으로 타선이 강하지 않은 삼성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디테일 야구'라고 생각했고 부임 첫 마무리캠프에서 이를 준비했다.
▲ 김동엽 ⓒ 삼성 라이온즈

삼성에 거포라고 부를 수 있는 타자는 현재 김동엽뿐이다. 이원석과 구자욱도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지만, 거포 유형은 아니다. 김동엽은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돼 삼성 타선에 장타력을 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부진했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는 시즌 종료 후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에서 콘택트 능력 강화를 위해 힘을 쏟았다. 

그러나 정규 시즌에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물음표다. 아직 그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실전에서 어떤 기록도 남기지 못했다. 그가 러프의 홈런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타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번 오프 시즌 훈련이 김동엽 변신 성공을 이끌지 못한다면, 삼성에는 거포가 한 명도 없게 된다.

거포가 부족한 것과 완전히 없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언제든지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타자가 있는 타선과 없는 타선의 차이는 극명하다. 삼성은 거포가 완전히 없는 타선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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