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환(왼쪽)을 비롯한 LG 내부 FA는 협상을 모두 마친 반면, 전준우(오른쪽) 등 롯데 내부 FA는 협상에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G와 롯데는 2020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내부 자원 단속에 힘을 기울여야 할 팀들이었다. 각각 3명씩 FA 자격을 얻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축에 속했다. 

구성도 비슷했다. 팀의 주전이자 핵심 야수(오지환·전준우)가 FA 자격을 얻었다. 베테랑 불펜 2명씩(송은범·진해수, 손승락·고효준) FA가 됐다는 것도 흡사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행보는 사뭇 다르다. LG가 해가 가기 전 내부 FA와 모두 계약을 마무리한 반면, 롯데는 아직까지도 소식이 없다. 내부 FA 잔류에 임하는 협상법 자체가 조금은 다른 양상이다.

LG는 세 명과 모두 계약을 마쳤다. 송은범과 1+1년 총액 10억 원 재계약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가장 논란이 됐던 오지환과는 4년 40억 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26일 진해수와 2+1년 총액 14억 원에 계약하며 FA 협상을 마감했다.

상대적으로 송은범 진해수 협상은 무난하게 풀렸다는 후문이다. 큰 틀에서 합의한 뒤 세부 사항을 정리하고 곧바로 발표에 이르렀다. 송은범 진해수는 인센티브 조항이 있어 구단으로서도 부담이 크지는 않았다. 오지환과 협상이 문제였는데 오지환이 ‘백지위임’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내리면서 실타래가 풀렸다. LG는 당초 제시액과 비슷한 4년 40억 원을 보장해주며 기를 살렸다. 

앞으로 2~4년간 3명에게 투자할 최대 금액은 64억 원이다. 계약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LG는 선수들의 가치를 확신하며 빠른 협상을 택했다. 가장 시끄럽기는 했지만 어쨌든 안정적으로 2020년 구상을 세울 수 있게 됐고, 선수들의 심리적 이탈을 막는 효과가 있었다. 

반면 롯데는 아직 협상 테이블에서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롯데도 오프시즌 초반 협상은 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눈높이를 채울 만한 조건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로는 별다른 진척이 없다. 롯데는 협상 속도를 늦추며 느긋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해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세 선수가 롯데의 2020년 구상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다. 전준우는 물론 손승락과 고효준 또한 불펜에서 1~2년 정도는 충분히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대안이 확실하다고도 볼 수 없다. 그러나 협상은 협상이라는 게 롯데의 태도다. 기준점을 정해두고 그 이상으로는 지출을 자제하겠다는 뜻이 뚜렷하게 읽힌다. 느긋하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지만 적어도 급하지는 않다.

어떤 식으로든 협상은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2020년이 밝으면 다시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롯데의 완고한 자세를 확인한 선수 측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분간은 진통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야구계의 시선이다. 한편으로는 리그 전체를 봐도 사인을 한 FA보다 하지 않은 FA가 더 많다. 이들에게도 시간이 많지는 않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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