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김하성(오른쪽)이 일일자선호프에서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화곡동,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호프집에서 팬들을 맞는다면?

키움 선수단은 28일 강서구 한 호프집에서 연말 자선 행사로 일일호프를 열었다. 선수 30명 정도가 참가한 이날 자선호프는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3부에 걸쳐 진행됐고 사전 신청을 통해 당첨된 팬들이 찾아와 음식을 먹고 경매에 참여했다. 이날 수익금은 전액 어려운 환경에서 야구를 하는 유소년 야구선수들을 위해 지원된다. 선수단은 자선호프 행사를 직접 기획해 구단에 먼저 제안했다.

이날 버건디색 앞치마를 맞춰 두른 선수들은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면서 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는 단연 박병호, 이정후, 김하성이었다. 이 선수들이 테이블에 찾아올 때마다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행복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한현희, 윤영삼 등 넉살 좋은 선수들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기부용 사인 티셔츠를 파는 '틈새 영업력'을 보여줬다. FA 오주원도 선수들의 마음을 알고 동참했다.

▲ 키움 이정후가 가족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고유라 기자
▲ 키움 윤영삼이 아이 팬과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고유라 기자

이날 SNS를 보고 혼자 찾아왔다는 김유리 씨는 "올해 광주 경기를 보러 갔다가 키움 팬서비스가 좋아서 키움 팬이 됐다. 오늘 와보니 선수들이 다 친절하고 역시 팬서비스가 좋다. 오길 잘했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태의 팬인 김유리 씨가 가족여행 때문에 불참한 최원태를 보지 못해 아쉬워하자 서건창이 즉석에서 최원태와 영상통화를 시켜주는 화끈한 팬서비스를 보여줬다.

애장품 경매에서는 박병호의 실착 유니폼이 85만 원에 팔린 것을 시작으로 이승호의 한국시리즈 모자가 120만 원에 낙찰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박병호의 키움증권데이 커스터마이즈 스파이크화, 안우진의 유니폼이 160만 원 최고가를 각각 기록했다. 경매 분위기를 띄우려던 이승호는 막내 박주성의 후드티를 5만 원에, 박병호는 이지영의 유니폼을 15만 원에 사기도 했다. 김하성은 경매를 위해 애지중지하던 프리미어12 대표팀 가방을 내놓았다.

▲ 키움 김하성(왼쪽)이 경매 물품인 대표팀 가방을 어필하고 있다. ⓒ고유라 기자

팬서비스는 자선호프가 끝이 아니었다. 김상수는 이날 당첨되지 못했지만 대기표를 받아 오전부터 밖에서 기다린 팬들을 위해 1층 식당에 자리를 마련하고 상조회비로 식사를 대접하며 팬들을 모두 챙겼다. 김상수는 "선수들과 이야기를 해서 행사를 기획했는데 팬들이 좋은 취지를 알고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건창은 "사실 더 일찍 시작했어야 하는데 올해 주장 김상수 형이 좋은 행사를 만들어줬다. 앞으로 매년 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서 하면 팬들도 좋은 마음으로 와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도 "비시즌 이렇게 팬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팬들이 아마추어 선수들을 돕는 취지를 알고 와주신 것에 너무 감사하다. 선수들도 처음이라 힘들고 어색하지만 앞으로 많은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서건창은 최원태 팬인 김유리 씨를 위해 영상통화를 연결해 줬다. ⓒ고유라 기자

어머니와 함께 온 10살 박윤성, 7살 박민성 형제는 "박병호 선수가 보고 싶었는데 보니까 너무 멋있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남편과 함께 온 일본인 혼다 하쓰미 씨는 "박병호의 스윙폼이 멋있다. 지난해부터 키움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선수들 사인을 받기도 힘든데 한국은 선수와 팬들의 거리가 가깝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성민은 2시간짜리 행사가 끝날 때마다 팬들을 배웅하면서 "꼭! 대리운전! 사랑합니다"라고 적은 피켓을 들어 끝까지 팬들을 웃음짓게 했다. 총 7시간의 긴 행사에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밤 12시 팬들이 모두 돌아간 후에야 테이블을 정리하고 하루를 마쳤다. 김하성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팬들과 좋은 추억 만든 것 같다"며 이날 행사를 되돌아봤다.

▲ 김성민은 대리운전을 부탁하며 팬들을 배웅했다.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화곡동, 고유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