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넷이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논란에 관해 공식사과했다. 제공|엠넷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엠넷이 '프로듀스' 시리즈 논란 5개월 만에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 구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CJ ENM 허민회 대표이사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2층 멀티 스튜디오에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순위조작 관련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허 대표는 "엠넷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모든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며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았던 많은 연습생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그는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관련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서는 저희가 반드시 책임지고 보상하겠다"라며 "금전적 보상은 물론 향후 활동지원 등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해 관계되는 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아이즈원과 엑스원이 활동재개한다고 밝혔다. 허 대표이사는 "멤버들이 겪고 있을 심적 고통과 부담감, 그리고 이들의 활동 재개를 지지하는 많은 팬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빠른 시일 내에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라며 "두 그룹의 향후 활동을 통해 얻는 엠넷의 이익은 모두 포기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프로듀스' 관련 조작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 7월이다. '프로듀스X101' 최종 득표수 차이가 특정 숫자의 배수로 이뤄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본격적으로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가능성이 불거졌다. 엠넷은 '프로듀스' 제작진을 수사 의뢰하고. 시청자 또한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이들을 고발했다.

이후 경찰 수사를 통해 안준영 PD와 김용범 국장이 사기,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 보조 PD  이모 씨는 불구속기소 됐다. 소속사 관계자들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됐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제21형사부(부장판사 김미리)에서 열린 첫 공판 준비기일에서 제작진은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 내용 대부분을 인정했다. 제작진은 '프로듀스101 시즌2'와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은 데뷔조 일부 혹은 데뷔조 전원을 임의로 선발했고, '프로듀스101' 또한 1차 탈락자 선정 당시 부정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안준영 PD는 불구속기소 된 연예기획사 관계자로부터 부정 청탁 대가로 총 47회에 걸쳐 약 4700만 원 상당의 술 등을 접대받았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은 일부 향응 제공에 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배임증재 및 부정 청탁 등에 관해서는 부인했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국장의 2차 공판 준비기일은 오는 1월 14일 열린다. 

이하 CJ ENM 허민회 대표이사의 사과문 전문이다. 

저희 엠넷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모든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특히,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았던 많은 연습생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문자투표에 참여하는 등 프로그램을 응원해 주신 팬들과 시청자 여러분께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죄송한 심정입니다. 

이번 사태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저희의 잘못입니다.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거듭 사죄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받은 상처와 실망감을 생각하면 그 어떤 조치도 충분하지 않을 줄 압니다. 

하지만, 지금에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선, 프로듀스 시리즈 등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관련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서는 저희가 반드시 책임지고 보상하겠습니다. 금전적 보상은 물론 향후 활동지원 등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해 관계되는 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순위조작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엠넷에 돌아온 이익과 함께 향후 발생하는 이익까지 모두 내어놓겠습니다. 그러면 약 300억원 규모의 기금 및 펀드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기금 및 펀드의 운영은 외부의 독립된 기관에 맡겨, 음악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K팝의 지속 성장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인 기금 및 펀드 조성,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세부안이 확정되는대로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방송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도 빠르게 취해 나가겠습니다. 외부의 콘텐츠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시청자위원회’를 설치하여 프로그램의 제작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겠습니다.

또한 내부 방송윤리강령을 재정비하고 관련 교육을 강화토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잘못인 줄 알면서도 관행처럼 하고 있는 일은 없는지, 시청률만 쫓다가 기본 윤리를 저버리는 일은 없는지 철저하게 살피고 고쳐 나가겠습니다. 

현재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성실한 자세로 관계기관에 협조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결과에 따라 필요한 내부 조치도 엄정하게 취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저희에게 있으며, 아이즈원과 엑스원 멤버들의 활동재개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지원하겠습니다. 멤버들이 겪고 있을 심적 고통과 부담감, 그리고 이들의 활동 재개를 지지하는 많은 팬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빠른 시일 내에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두 그룹의 향후 활동을 통해 얻는 엠넷의 이익은 모두 포기하겠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피해 입은 모든 분들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보상도 조속히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태는 저희의 잘못이지, 데뷔한 아티스트들이나 연습생 개개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도록 함께 보호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엠넷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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