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해치지 않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사람과 동물의 능청맞은 1인2역 콜라보레이션! 영화 '해치지 않아'가 베일을 벗었다. 

30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해치지 않아'(감독 손재곤·제작 어바웃필름 디씨지플러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손재곤 감독과 배우 안재홍 강소라 박영규 김성오 전여빈이 참석했ㄷ. 

영화 '해치지 않아'는 동물들은 다 팔려나가버린 폐업 위기의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탈을 쓰고 동물로 위장근무하게 된 역대급 미션을 그린 작품. 소소한 웃음이 이어지는 따뜻한 소동극이자 코미디로 동물탈을 쓴 사기극을 코믹하게 풀어낸 소재부터 시선을 붙든다. 5명의 주요 배우 모두가 동물 탈을 쓰고 1인2역의 동물 연기를 펼친 점도 이색적이다. 영화는 '극한직업'의 1600만 흥행을 일군 어바웃필름의 신작이자 손재곤 감독의 신작으로도 주목받았다. 

▲ 영화 '해치지 않아' 안재홍.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안재홍은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신파크 원장에 부임한 변호사 태수 역을 맡았다. 극중에서는 북극곰 탈을 썼다. "사람연기 만큼 동물 연기 할 때가 좋았다"는 안재홍은 "북극곰 슈트의 무게감을 자연스럽게 익혀서 표현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동물의 슈트를 입게 돼 즐겁고 신났다. 한겨울에 촬영을 했기 때문에 아주 좋았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안재홍은 "극중 태수는 언제 잘릴 지 모르는 생계형 변호사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절박함, 갈망이 잘 드러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인물이 동물원에서 뭔가 할때 느끼는 쾌감과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또 목적을 이뤘을 때 마냥 좋지만은 않은 아이러니를 그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영화 '해치지 않아' 강소라.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강소라는 북극곰이 좋아 수의사가 된 동신파크의 외길인생 수의사 소원으로 분했다. 사자 탈을 쓰고 연기해야 했던 강소라는 "다족보행을 하는 동물이라 몸을 일으키면 티가 날 수밖에 없다.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은폐, 엄폐하는 방법을 썼다. 사람으로서 탈을 쓰고 불편해 하는 모습을 많이 연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강소라는 "이전 작품 '미생' 등에서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지키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 원래는 강한 친구가 아닌데 그런 계기로 강해진 것 같다"고 캐릭터에 대해 부연했다. 그는 다큐와 유튜브 등 각종 소를 찾으며 수의사 역에 다가가려 했다고도 말했다.

▲ 영화 '해치지 않아' 박영규.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박영규는 입만 열면 신세 한탄인 동신파크의 전 원장 서원장 역을 맡아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박영규는 "나이도 먹고 힘도 좀 들었다. 탈을 쓰니 힘들더라. 후반부 싸우는 장면을 내가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영규는 "탈 쓰고 연기하는 데 힘이 많이 들었지만, 어렸을 때 동물원에 가서 감동하고 정서를 다졌던 추억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나이 먹어 그런 동물원의 추억에 깊숙이 들어가 놀 수 있었다"면서 "배우로서가 아니라 우리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동물원 놀이를 한 것 같아서 힘들었지만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추억을 되새겼다.

"읽어보지도 않고 한다고 했다"는 박영규는 "감독님을 믿었기에 그런 것이다. 나이를 먹고 하다보니 욕심이 좀 생겼다"면서 "영화에서만큼은 인생을 살아온 나로서 해보자 했는데, 자칫 잘못하면 욕심만 보인다. '욕심 너무 많아' 소리 안 들으려고 되도록 서포트를 잘 하고 나를 죽이고 젊은 친구들을 도와가면서 잘 해보려고 무지하게 머리를 굴리며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영규는 "영화를 처음 봤는데 하길 잘했다"면서 "흥행은 하늘에 맡기는 거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가 이렇게 좋은 거구나 했다"고 만족해 했다.

▲ 영화 '해치지 않아' 김성오.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성오는 일편단심 사육사이자 순정마초 고릴라가 된 건욱 역을 맡아 고릴라와 1인2역을 했다. 고릴라 탈을 썼던 김성오는 "고릴라 탈이 크다. 시선이 달라 앞을 못본다. 고개를 숙여야 고릴라가 정면을 보고 있다. 제가 어느 정도 숙였을 때 고릴라가 정면을 보나, 어느 정도 숙여야 하늘을 보나 이런 걸 익히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 "저희 영화는 인물이 탈을 쓴 것이지 SF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만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여빈은 남친 바라기이자, 멍 떄리는 나무늘보가 된 사육사 해경으로 분했다. 그는 "나무늘보는 움직임이 별로 없어 털의 질감 등을 표현하려 했다"며 "나무늘보 발톱이 길어 자유롭게 활동하기 힘들었다. 오히려 그 부분에서 힘을 받아 캐릭터로서는 잘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성오 선배님이 첫 만남에 '나무늘보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그것이 많은 힘이 됐다. 선배님이 셀 것이라고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으셨다"면서 "선배님 눈이 갈색으로 예쁘다. 눈이 예쁘다고 말씀드리면서 빨리 가까워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전여빈은 "'죄 많은 소녀' 개봉 전 손재곤 감독을 만나 책을 읽었다. 대뜸 나무늘보를 제안한다고 하셔서 '나무늘보요?'했는데 책을 읽고는 기뻤던 기억이 난다. 기쁘게 같이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그전에 연기한 무거운 캐릭터와는 다르게 놀이터에서 노는 기분으로 선배님들, 동료들과 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돌렸다.

▲ 영화 '해치지 않아' 전여빈.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층의 악당' 이후 10년 만에 다시 코미디로 돌아온 손재곤 감독은 '명랑만화'를 닮은 코미디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내며 "따져보니 죽기 전까지 2작품 정도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시간도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손 감독은 '미스터 주', '닥터 두리틀' 등 동물을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약속이나 한 듯 1월 쏟아져나오는 데 대해 "동물 영화가 갑자기 많이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 영화만의 개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원작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손재곤 감독은 "동물원 직원들이 직접 동물 슈트를 입고 관람객을 맞이하는 설정은 전세계 나오는 영화를 다 보지 않았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는 이런 코미디 대중영화를 본 적은 없었다. 소재가 주는 신선함과 개성이 이 영화의 특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해치지 않아'는 오는 1월 15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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