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의 황금기는 2020년대까지 이어질까.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2010년대는 두산 베어스의 황금기였다. 

두산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2011년, 2014년 2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가을야구를 했다. 2015년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는 올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2015, 2016, 2019년), 2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대까지 KBO리그 최강 팀의 면모를 이어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금기를 이끈 주역 8명이 2020년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FA 신청을 포기한 장원준까지 포함하면 9명이다. 

1루수 오재일, 2루수 최주환, 유격수 김재호, 3루수 허경민 등 주전 내야수가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고, 중견수 정수빈도 예비 FA다. 선발투수 유희관 이용찬, 베테랑 좌완 불펜 권혁도 시장의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두산은 스토브리그에 함부로 돈을 쓰지 않는 구단이다. 해당 포지션에 성장할 미래가 있으면 주축 선수들도 과감히 놔줬고, 잡으려 했어도 책정한 금액이 넘어가면 손을 뗐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 좌완 선발 장원준에게 4년 84억 원을 쓴 게 최근 가장 통 큰 투자였다. 두산은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장원준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2020년은 상황이 다르다. 두산이 아닌 어떤 구단도 이 정도 규모로 FA가 풀리면 다 잡기 어렵다. 게다가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 이용찬은 30대 초반이다. 다른 구단에서 충분히 탐을 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2021년 두산 라인업은 과반수가 새 얼굴일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대비는 했다. 두산은 서예일(제대), 조수행, 황경태, 김민혁, 전민재 등 젊은 야수들의 군 문제를 해결하게 했다. 2021년쯤에는 이들이 다 돌아와 1군에서 경쟁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젊은 투수, 포수들도 마찬가지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군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선수들의 다음을 구상하며 취약 포지션을 보강했다.

김 감독과는 2022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김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을 더 많이 데려가 직접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예비 FA가 많아 정규시즌까지 기회가 이어질지는 확신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선수들을 살피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2020년까지는 두산이 황금기를 이어 갈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는 주축 선수들의 개인 성적이 전년보다 더 떨어진 상황에서도 팀워크로 통합 우승을 이뤘다. 예비 FA들이 새해에 칼을 갈고 나온다면 강력한 우승 후보의 면모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예비 FA들을 가능한 한 많이 잡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2020년 이후 운명은 미래 대비에 달렸다. 두산 화수분 야구가 2020년대에도 명성을 이어 갈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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