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창래가 포항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대성 기자
[스포티비뉴스=포항, 박대성 기자] 하창래(25, 포항 스틸러스)에게 2019년은 만족이었다. 포항 주전 경쟁에 성공했고 많은 걸 배웠다. 내년에는 더 알차게 준비해 팀에 도움이 되려고 한다. 경기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법도 더 고민할 생각이다.

하창래는 201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가능성은 있었지만 경쟁에 실패했다. 2018년에 중앙 수비가 필요했던 포항에 입단해 심기일전했다. 적응을 끝낸 뒤에 2019년 포항 붙박이로 활약하며 팀을 든든히 지켰다.

하창래에게 직접 2019년을 듣고 싶었다. 포항 한 카페에서 만난 자리에서 한 해를 물었다.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프로 3년 동안 올해 제일 많이 뛰었다. 항상 끝나면 아쉽지만 내년이 더 기대된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 하창래의 ‘발전 원동력’, 베테랑 김광석과 묻고 답하기
▲ 하창래의 든든한 '멘토', 베테랑 김광석 ⓒ한국프로축구연맹

분명 지난해에 비해 한 뼘 더 발전했다. 몸을 던지는 투지에 경험을 입혔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만큼, 1월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하창래는 “작년에 부상도 있었지만 확실한 주전이 아니었다. 조금 나은 정도였다.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동계 훈련 마음가짐을 말했다.

궁금한 건 물어야 직성이 풀렸다. 나이 차이는 11살이지만, 김광석에게 끝없이 질문했다. 운동장에서나 평소나 마찬가지였다. 김광석은 기특한 동생에게 “네가 더 발전하고 팀의 주축이 돼야 한다”라며 책임감을 심어줬다.

하창래는 “궁금한 게 많았다. 더 발전하고 싶었다. 포항과 K리그 베테랑이다. 나이가 많이 차이 나지만 가깝게 다가갔다. 워낙 잘 알려주신다. 곁에 있어 배우는 게 많았다. 가끔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질문했다. 물론 축구를 제일 많이 물어본다. 이런 상황에는 어떻게 해야 장점이 더 살아날지 등을 물었다”라며 든든한 맏형을 말했다.

■ “강원전은 생각도 하기 싫어요…” 
▲ "강원전 대역전패, 지금도 끔찍합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2019년에 아쉬웠던 순간은 없었을까. 생각이 잠길 틈도 없이, “정말 끔찍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실감이 안 났다. 경기가 끝나고 TV, 유튜브에 다 그 이야기밖에 없었다. 아직도 말을 못 하겠다. 충격적”이라며 강원FC 원정 대역전패를 꼽았다. 당시 포항은 리그 17라운드에서 4골 리드를 지키고 못 했고, 막판까지 5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강원에 얻은 교훈은 컸다. 90분이 끝나기 전까지 끝까지 방심하지 말자고 가슴 깊이 새겼다. “서울에 3-0으로 이길 때도, 1골 안 먹으려고 애썼다. 강원전이 정말 컸다. 앞으로도 주의할 것 같다. 휘슬이 울릴 때까지 모른다고 운동장에서 다짐했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었다.

리그 최종전 결장은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마음에 짐이 있었다. 선수들과 감독님께 죄송했다. 서울을 무조건 잡고 싶어 집중했는데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남은 선수들이 충분히 잘할 거라고 믿었다”며 울산 현대와 라이벌전에 도움이 못 돼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하창래 말처럼 포항은 끈끈했고 4-1로 잡으며, 울산 우승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 해외축구도 틈틈이 참고, 내년에는 더 발전하고 싶다
▲ "언제나 기대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박대성 기자
포항의 상승과 얽혀 2019시즌 K리그1 베스트 후보에 올랐다. 최종 베스트11에 들지 못했지만 충분히 좋은 경험이었다. 시즌 전부터 바랐던 순간이었다. 하창래는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시즌 전부터 시상식에 참여하고 싶었다. 참여만으로 좋은 경험이다. 상을 받지 않아도 괜찮다. 내년을 위한 큰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말했다.

끝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중앙 수비다. 실전을 김광석에게 묻는다면, 해외축구로 세계 최고 선수들의 ‘센스’를 익혔다. 최근에는 버질 판 데이크 활약을 틈틈이 챙겼다. “유명한 수비 위주로 본다. 직접 물어볼 수 없으니 참고 정도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지 공부할 때 좋다. 판 데이크는 정말 놀라웠다. 1대1에서 정말 잘하는 선수”라며 미소 지었다.

이를 악물고 시작했던 2019년이 어느새 끝났다. 2020년에는 더 좋은 중앙 수비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올해는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아쉽다. ACL 경쟁도 생각난다. 가능성은 충분히 봤다. 항상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는 눈빛에서 다부진 각오가 느껴졌다.

스포티비뉴스=포항,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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