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콥 디그롬은 지난 2년 동안 21승 17패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투수의 승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투수의 승리는 '나쁜 통계'다." 미국 디애슬레틱 클리프 코코란 기자가 '새로운 승리 요건'을 제안했다. 세이버메트릭스의 발달과 '오프너' 같은 새로운 전략의 등장으로 중요성이 떨어진 투수의 승리를 새롭게 정의하자는 주장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투수의 승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제이콥 디그롬(메츠)은 2년 동안 각각 10승, 11승만 거두고도 연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았다. 

코코란 기자는 1일(한국시간) "승리라는 기록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면 적어도 개선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승리를 없애자는 말보다 더 파격적인 의견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이미 메이저리그에 성역은 없다. 해볼 만한 시도"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승리 요건의 시점을 바꿔야 한다. 우리는 이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야구규칙에는 선발투수가 리드를 유지한 가운데 5이닝을 채우지 못했을 때는 공식기록원의 판단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투구를 한' 구원투수에게 승리가 돌아간다. 공식기록원의 주관에 맡긴다는 점이 문제라면, 여기서 더 발전할 수도 있다"고 썼다.

또 마무리 투수가 리드를 지키지 못한 뒤 말 공격에서 결승점이 나와 승리를 얻는 상황 등 불합리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마지막 투수가 아니라 그보다 잘 던진 선수에게 승리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코코란 기자의 주장이다.

지난해 등장한 '오프너' 전략은 선발투수의 승리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었다. 첫 투수가 1~2이닝 만에 내려가고 두 번째 투수가 더 긴 이닝을 던지는, 지금까지의 상식과는 다른 투수 기용법이 등장하면서 선발 등판 회수나 선발승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경우가 늘어났다. 선발승 요건도 다시 정립해야 할지 모른다.

코코란 기자가 생각하는 새로운 기준은 WPA(추가한 승리 확률)이다. 경기에서 가장 높은 WPA를 기록한 선수에게 승리를 주자는 얘기다. 그러나 그는 WPA 역시 완벽한 방법은 아니라면서 "더 중요한 것은 기존의 승리 요건이 가진 불합리성이다. 야구는 혼자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승리는 투수의 힘으로 올릴 수 없다. 퍼펙트게임에도 최소 1점의 득점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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