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유라(오른쪽)와 대니엘 이튼 ⓒ 의정부, 조영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의정부, 조영준 기자]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피겨스케이팅을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파트너와도 결별했는데 다시 시작할 기회가 생겨 매우 기쁩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은반 위의 '흥부자' 민유라(24)가 돌아왔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에서 '홀로 아리랑'을 선보인 그는 많은 화제를 모았다.

당시 알렉산더 겜린(27, 미국)과 호흡을 맞췄던 민유라는 아이스댄스 18위를 차지하며 한국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평생의 목표였던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민유라에게는 시련이 찾아왔다. 후원금 배분 문제와 훈련 태도로 겜린과 갈등이 생겼고 이들은 결국 헤어졌다.

또한 올림픽이 끝난 뒤 스케이트를 계속 타야 할 동기부여도 사라졌다. 민유라는 훈련지인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노바이에서 짐을 싼 뒤 부모님이 계신 캘리포니아주로 이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코치의 독려로 새로운 목표를 잡았다. 간절했던 새 파트너인 대니얼 이튼(28, 미국)도 만났다.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인 이튼은 미국 쪽에서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민유라는 이튼과 미국 대표 팀으로 활동할 권유도 받았다. 그러나 민유라는 한국 국적으로 무대에 서고 싶은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규정상 이들은 한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이튼을 만난 민유라는 마침내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복귀 연기를 펼쳤다.

민유라-대니엘 이튼은 4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20(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프리 댄스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54.68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44.7점을 합친 99.38점을 받았다.

이 대회 시니어 아이스댄스에 유일하게 출전한 민유라-이튼은 총점 169.46점을 받으며 대회를 마쳤다.

경기를 마친 민유라는 "지난 1년간 정말 심심했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훈련하는데 정작 무대에는 설 수 없었다. 그래도 실력을 키우고 돌아오니 매우 기쁘고 좋다"며 소감을 밝혔다.

▲ 민유라(오른쪽)와 대니엘 이튼 ⓒ 의정부, 조영준 기자

전 파트너인 겜린과 결별한 민유라는 이튼을 만난 뒤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평창 올림픽에 이어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이튼은 자신의 파트너인 민유라에 대해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라 함께한다는 점에 조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처음 왔는데 제주도와 부산 그리고 서울 강남과 홍대 등 재미있는 곳을 모두 다녀봤다. 이렇게 다양한 문화를 가진 나라에서 뛸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민유라는 평창 올림픽 때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동료들 사이에서 '흥부자'로 불렸다. 여전히 넘치는 흥을 간직한 그는 "대니엘이 제가 에너지를 주는 스타일이라고 말하더라. 우리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나는 많이 설치는 편인데 대니엘은 조용하다. 그래서 잘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들은 다음 달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민유라는 "4대륙선수권 같은 대회가 한국에서 열려서 정말 좋다. 제가 돌아왔다는 것을 많은 분께 알려주고 싶다. 점수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우선은 쇼트와 프리 댄스에서 모두 클린하는 것이 목표다"며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의정부,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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