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투수 최원태가 일일자선카페에서 빈 음료잔을 치우고 있다.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사동,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야구장이 아닌 카페에서 팬들을 만났다.

이지영은 5일 팀 후배들과 뜻을 모아 신사동 바오밥나무커피에서 유기동물 돕기 일일자선카페를 열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일호 대표는 이지영의 선행을 듣고 카페가 쉬는 주말 기꺼이 카페를 열어줬다. 선수들이 섣불리 만들기 힘든 드립커피를 판매하는 카페 특성상 종업원들도 모두 나와 선수들의 선행을 도왔다.

김상수, 최원태, 조상우, 김규민, 안우진, 이승호, 박주성 등 선수들과 모델 문수인, 배우 정의철 등 이지영의 친구들은 커피를 만드는 대신 카페를 돌아다니며 팬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사인을 해주는 등 팬서비스를 했다. 팬들은 비시즌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본다는 마음에 추운 날씨에도 일찍부터 카페를 찾아와 커피를 마시고 수익금을 기부했다. 1부 행사 2시간 동안에만 100잔에 가까운 커피가 팔렸다.

▲ 5일 일일카페를 주최한 키움 포수 이지영(가장 오른쪽). ⓒ고유라 기자

일일카페를 주최한 이지영은 "매번 생각만 하다 이번에 (자선카페) 실천을 했는데 사실 준비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팬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와주셔서 기분이 좋다. 내가 인기가 많은 것보다 인기가 많은 후배들이 많이 와줘서 그런 것 같아 고맙다(웃음). 예전에는 사실 팬들에게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지만 삼성뿐 아니라 키움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어떻게든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년에는 동료들과 함께 다른 행사도 마련해 비시즌에 팬들을 더 만나볼까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애견 홀리를 키우는 최원태와 한 달 전 강아지 밀리를 입양한 안우진도 특별한 마음으로 행사에 참가했다. 최원태는 "강아지를 키우는 애견인으로서 좋은 취지의 행사에 참여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며 연신 팬들과 사진을 찍어줬다. 안우진도 "이제 강아지를 키우게 되니까 유기견에 더 관심이 생겼다. (이)지영이 형이 매년 자선카페를 할 거라고 하는데 나도 매년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키움 외야수 김규민, 김규민과 야구장에서 인연을 맺은 백현우 군, 현우 군의 아버지 백윤석 씨. ⓒ고유라 기자

이날 특별한 팬 가족도 카페를 찾아왔다. 2018년 퓨처스 경기 후 김규민에게 배트를 받은 인연으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시구를 했던 백현우 군의 가족들이 온 것. 현우 군의 아버지 백윤석 씨는 "이지영 선수 SNS를 보고 찾아왔다. 항상 타팀은 구단 차원에서 행사도 많이 하고 하는데 히어로즈는 그런 게 없어서 아쉬웠다. 제한된 팬들이 아니라 더 많은 팬들이 올 수 있게 큰 행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영의 팬인 이슬기, 최송희 씨도 "이지영 선수 SNS에서 보고 좋은 행사라고 생각해 왔다. 시즌 중에는 선수들 사인 받는 것도 어려운데 비시즌에 이렇게 사회공헌활동으로 선수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항상 다른 팀은 이런 행사가 많은데 히어로즈는 유독 없어서 부러웠다. 앞으로도 이렇게 선수들을 볼 수 있는 행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 팬들에게 판매될 드립백세트에 사인을 하고 있는 키움 투수 조상우. ⓒ고유라 기자

이날 발생한 수익금은 전액 8일 김포에 있는 유기동물보호센터에 기부될 예정. 이지영은 동료들과 함께 센터에 찾아가 유기견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한 뒤 수익금을 기부할 계획이다. 팬들, 그리고 겨울에 갈 곳이 없는 유기동물들을 생각하는 이지영의 따뜻한 마음이 키움 선수, 팬들을 통해 커지면서 세상에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사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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