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예견된 일이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재환(32)의 첫 번째 메이저리그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7시. 김재환의 포스팅 마감 시간이 지나도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김재환의 에이전트인 스포티즌은 '포스팅 기간 동안 MLB 4개 구단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세부 계약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첫 도전에서 쓴맛을 봤지만 좌절하진 않았다. 김재환은 한국에서 다시 차근차근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MLB 도전이라는 값진 기회를 허락해 주신 두산 베어스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 드리며, 2020 시즌 다시 한번 두산 베어스의 통합 우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환은 미국에 남아 2주 정도 더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1월 중순 입국할 예정이다.

두산이 김재환의 포스팅 소식을 알린 지난달 5일. 야구계에서는 모두 "깜짝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함께 포스팅을 신청한 김광현(3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달리 김재환은 공개적으로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보인 적이 없었다. 

김재환 역시 올해 도전을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지난해 11월 출전한 '2019 WBSC 프리미어12'에 나선 보상으로 자격 요건을 갖추면서 급하게 포스팅을 준비했다. 

현장의 시각은 부정적이었다. 구단 관계자들과 에이전트들은 "홍보할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김재환의 도전을 예상해 어느 정도 자료하고 확보하고 준비한 상태여야 계약 가능성이 커지는데, 그럴 시간이 부족했다는 뜻이었다. 비슷한 유형의 일본인 외야수 쓰쓰고 요시토모(탬파베이 레이스)가 먼저 시장에 나온 것도 불리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지난 시즌 성적이었다. 김재환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리그 최초로 3년 연속 3할 타율-30홈런-100득점-100타점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홈런을 가장 치기 힘든 구장인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세운 기록이라 더 눈에 띄었다. 하지만 지난해 홈런 수가 15개로 뚝 떨어졌고, 타율 0.283(495타수 140안타)에 그쳤다. 

공인구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1년 사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 홈런 수를 메이저리그 쪽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MVP를 차지한 2018년 직후 시즌 성적은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김재환의 에이전트는 포스팅 공시 직후 "홍보가 부족했다"고 인정하며 장기전을 예상했다. 예상대로 미국 언론은 김재환 관련 소식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이적 시장의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활발히 보도하는 미국 언론 분위기를 고려하면 부정적인 신호였다. 

김재환 측은 30일 동안 마이애미 말린스를 포함해 3개 구단 정도가 관심을 보이고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고 알렸는데, 계약까지 이어진 팀은 없었다.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김재환은 끝까지 평가를 기다렸다. 에이전트 측은 첫 도전인 만큼 김재환의 이름을 알리고, 다음 도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하면서도 끝까지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지막 순간까지 응답한 구단은 없었다. 

김재환은 두산의 4번타자로 다시 새 시즌을 맞이한다. 그리고 다음 기회에 다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수 있게 준비할 계획이다. 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김재환은 지난해 부진이 일시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의 미국 무대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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