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재환(32)은 2020년에도 두산 베어스 4번타자로 시즌을 맞이한다. 김재환이 잔류하면서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와 재계약 여부도 곧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은 메이저리그 포스팅 마감일인 6일 오전 7시(한국시간)까지 행선지를 찾지 못했다. 2개월 전 갑작스럽게 포스팅 요건을 갖추면서 부족했던 홍보 시간, 직전 시즌 떨어진 성적 등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다년 계약에 지난 시즌 연봉(7억3000만 원) 이상을 맞춰줄 메이저리그 구단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두산은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을 김재환의 거취가 결정된 뒤로 미뤄뒀다. 두산이 외국인 선수와 계약을 해를 넘겨 진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더스틴 니퍼트가 있을 때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라 계약이 해를 넘긴 적은 있었지만,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페르난데스와 계약을 주저한 이유는 거포가 부족해서였다. 김재환이 빠져나간다고 가정했을 때 김태형 두산 감독이 가장 먼저 언급한 4번타자는 오재일이었다. 페르난데스가 197안타로 리그 1위에 오른 점은 인정하지만, 중심 타자 감은 아니란 뜻이었다.

지명타자로만 기용해야 하는 수비력 한계도 분명 있었다. 페르난데스는 2루수와 1루수로도 뛸 수 있지만, 수비력이 두산 국내 선수들을 뛰어넘진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지션 경쟁 구도를 생각하면 계산이 더욱 복잡하다. 두산은 올겨울 2루수 오재원과 F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2루수 최주환은 올해 예비 FA다. 구단이 투자한 선수,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할 선수, 그리고 외국인 타자의 포지션이 애매하게 겹친다. 

지난해는 최주환이 시즌 전에 부상으로 빠지고, 오재원이 타격 슬럼프로 시즌 중반부터 벤치로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됐지만, 올해는 또 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모른다. 

일단 김재환이 팀에 남으면서 '장타력 마이너스'라는 변수는 사라졌다. 지난해와 선수 구성이 거의 같은 상황에서 두산은 페르난데스와 다시 손을 잡을까.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인센티브 35만 달러 등 최대 7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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