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용법을 놓고 미국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26·LA 에인절스)가 팔꿈치 재활을 마쳤다. 투·타 겸업 복귀가 예정된 가운데 이 천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오프시즌의 흥미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조 매든 신임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발로 쓰면서 타석에도 되도록 많이 내보내겠다는 심산이다.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로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수다. 에인절스 구단은 재활이 확실히 끝나기 전까지는 신중하겠다는 의사지만, 이런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매든 감독의 생각이다. 

현지에서도 오타니를 어떻게 쓸 것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MLB 네트워크는 “오타니는 리그 평균보다 36% 잘 치는 타자이자, 평균보다 27% 잘 던지는 투수다. 베이브 루스 이후 이런 선수는 없었다”면서 네 가지 모델을 제시했다. 패널들의 생각이 조금씩 다 달랐다.

우선 2018년처럼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등판일, 그리고 등판일 전날과 다음날 타자로는 출전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MLB 네트워크는 “투수 능력은 극대화됐지만 이 패턴으로 던지다 부상을 당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400타석 이하의 파트타임 타자밖에 되지 못했다”면서 이보다는 더 활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혹은 일본에서 했던 것처럼 일요일에만 등판하는 방법도 있다고 짚었다.

앞선 두 가지 방법은 실제 있었던 방안이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더 파격적인 아이디어도 나온다. 콜로라도 단장 출신인 댄 오다우드는 “오타니를 마무리로 쓸 수도 있다”고 했다. 거의 매일 타석을 소화하다 마무리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마운드에 오른다. 그러나 MLB 네트워크는 “그러기에는 오타니가 높은 수준의 선발투수다. 경기 전체를 소화하고 곧바로 피칭으로 넘어갈 수 있을지도 봐야 한다”고 의문부호를 달았다.

전 뉴욕 메츠 단장인 샌디 앨더슨은 롱릴리프 모델을 주장하기도 했다. 매일 라인업에 올라가고, 간혹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오타니를 올려 2~3이닝을 쓰자는 것이다. 마무리보다는 조금 더 선발투수에 가깝게 활용할 수 있다. 한 번 등판한 후에는 며칠간 타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는 논리다.

다만 한 우물을 파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설적인 투수 출신인 존 스몰츠는 “두 가지를 다하면서 부상을 피할 수는 없다고 본다. 불행하게도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그는 “오타니의 타격도 좋기는 하지만 에인절스는 투수가 더 있어야 한다. 로테이션 상위의 파워피처가 필요하다”면서 오타니가 투수에 전념하는 게 낫다고 봤다. 특히 에인절스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에이스급 선발을 영입하지 못했다.

스몰츠는 “200이닝을 던지면서 5일마다 등판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그런데 그 사이에 타석에 선다? 뭔가는 포기해야 한다”고 단언하면서 “그것을 얼마간 해내기는 했지만 계속 갈 수 없다는 느낌은 계속 받았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MLB 네트워크 또한 “결국은 베이브 루스도 타자만 했다”면서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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