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재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재환(32)이 메이저리그 도전에 실패했지만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았다.

김재환의 에이전트 측은 6일 오전 김재환의 포스팅시스템 실패를 발표했다. 김재환 측은 "지난달 5일 국내 에이전트 스포티즌과 미국 현지 에이전트인 CAA를 팀으로 꾸려 포스팅을 통한 MLB 진출에 도전을 선언하고 한달 동안 MLB 4개 구단들과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한국 시간 6일 오전 7시(미국 동부 시간 5일 오후 5시)에 포스팅 시한이 결국 마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2주간부터 김재환에게 본격 관심을 가지게 된 MLB 4개 구단들과 발 빠른 협상이 진행되었지만, 최종 협의 과정에 있어 김재환 측이 제시한 기준점에 대한 이견을 양자가 좁히기에는 시기적으로 이해의 공통분모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김재환이 지난달 5일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고 밝힌 뒤 가장 큰 우려는 '무관심'이었다. 김재환과 포지션이 겹치는 데다 실력이나 인지도 면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은 좌타거포 외야수 쓰쓰고 요시토모가 같은 시기에 포스팅을 요청했고, 김재환은 국내 선수들 가운데서도 류현진이나 김광현과 달리 몇 년 전부터 꾸준하게 해외 스카우트들에게 관심을 받은 선수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재환에게 4개 팀이 협상을 제안했다면 그는 자신의 이름을 메이저리그 한켠에 알렸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김재환 측은 "과감히 한발 앞선 도전을 통한 MLB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을 선제적으로 피력했다는 점에서 이미가 있다"며 내년을 실질적인 메이저리그 도전의 해로 봤다.

그러나 김재환이 2021시즌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할 경우 올해보다 더 높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이 찾아올지는 미지수다. 이미 김재환이 2018년(44홈런)에 비해 지난해(15홈런) 장타가 줄었고 다시 포스팅을 신청할 올해 11월이면 벌써 만 32살이다. 2021시즌엔 33살이 된다. 미국 트리플A에서도 30살까지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하면 더이상 기회는 없다는 보는 요즘 추세에 30대 아시안 슬러거를 눈여겨 볼 팀이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 'CBS스포츠' 역시 김재환의 이적 무산 소식을 전하며 "지난 시즌 성적이 하락한 김재환이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흥미를 모으기 어려웠다는 것은 놀랍지 않다. 그는 올해 11월에 다시 포스팅 신청할 수 있지만 부활한 시즌을 보내지 않는 한 같은 운명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건의 기준점을 더욱 후하게 잡거나, 지난해의 아쉬웠던 성적을 뒤집을 만한 올해 폭발적인 타격 수치가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위해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하다.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꿈이 내년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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