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팅에 도전했으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한 김재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무대 도전을 선언했던 김재환(32·두산)이 결국 잔류한다. KBO리그 타자들의 포스팅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

김재환 측 에이전시인 ‘스포티즌’은 6일 “결과적으로 금번 김재환의 MLB 진출 시도는 일단 멈추게 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재환의 포스팅 마감 시한은 6일 오전 7시였다. 몇몇 팀들로부터 관심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김재환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한 제안은 없었다.

‘스포티즌’은 “최근 2주간부터 김재환에게 본격 관심을 가지게 된 MLB 4개 구단들과 발 빠른 협상이 진행되었지만, 최종 협의 과정에 있어 김재환 측이 제시한 기준점에 대한 이견을 양자가 좁히기에는 시기적으로 이해의 공통분모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두산 또한 김재환 포스팅을 ‘조건부’로 설정한 만큼, 이 기준점을 넘기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 포스팅이 실패한 것은 몇몇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역시 지난 시즌 성적 부진이었다. 2018년 4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김재환은 지난해 성적이 뚝 떨어졌다. 타율이 2할대(.283)로 떨어졌고, 무엇보다 44개였던 홈런이 15개까지 폭락했다. 좋은 흐름을 만들어가지 못했다. 

홍보 부족도 괴로웠다. ‘스포티즌’ 또한 “금번 포스팅은 원래 김재환 선수 측에서 계획 중이었던 일정보다 1년 앞서 기회가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2년 전부터 꾸준히 MLB 진출설이 나온 김광현(세인트루이스)에 비해 갑작스러운 도전이었다. 충분한 자료와 MLB 구단 내 논의가 있어야 했는데 그 과정이 상당 부분 생략됐던 것이다. MLB 스카우트들도 예상치 못했던 시점이었다. 포스팅 시작 당시부터 전망이 좋지 않았던 결정적인 이유였다.

KBO리그 타자들에 대한 MLB의 시선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공인구 변경으로 타고 흐름이 조금 꺾이기는 했으나 여전히 MLB는 “KBO리그는 타자친화적 리그”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투수들에 대한 평가가 높아진 반면,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강정호 박병호 김현수 등 앞서 MLB에 진출한 타자들이 궁극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박병호 김현수는 기대에 못 미친 끝에 KBO리그로 돌아갔다. 강정호는 그라운드 밖 이슈로 고전했다. 세 선수에 비해 다소간 평가가 낮았던 손아섭 황재균은 포스팅 당시 응찰하는 팀이 없었다. 김재환도 그런 시선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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