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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앵웅 뜻도 모르면서 웅앵웅'…지효 걸고 넘어진 황당한 '창조논란'[이슈S]

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2020년 01월 06일 월요일

▲ 지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그룹 트와이스 지효가 황당한 논란에 휩싸였다. '웅앵웅'이라는 온라인 신조어 사용에 일부 누리꾼들이 '남성혐오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후 '웅앵웅'이 실시간 검색어에까지 오르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웅앵웅' 의미 대토론이 벌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지효는 5일 네이버 V라이브 트와이스 채널에서 팬들과 채팅을 통해 대화를 나눴다. 트와이스 멤버들이 평소 팬들과 친구처럼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소통을 나누는 것으로 잘 알려진 만큼 이날 지효 역시 친근한 평소 말투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는 앞서 '2019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이하 MAMA)에 출연하지 못한 것에 대해 "'MAMA'날 무대 중간에 못 나왔다"며 "자꾸 '관종' 같은 분들이 웅앵웅 하시길래 말씀 드리는데 그냥 몸이 아팠다"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 지효가 팬들과 나눈 대화 내용. 출처| V라이브 트와이스 채널 캡처

트와이스는 현역 걸그룹 중 국내 최대 팬덤을 가진 원톱 아이돌인만큼 일부 몰지각한 팬들 때문에 겪는 고충이 유독 큰 편이다. 최근에도 공항에서 과도한 촬영 열기로 인해 지효가 밀려 넘어져 부상을 입는가 하면, 나연이 외국인 스토커에게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밖에도 차마 일일히 밝히지 못하는 크고 작은 고충 속에서 팬들과 무대를 향한 열정으로 팀 활동을 꿋꿋하게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팬들의 경우 트와이스 멤버들과의 소통 창구에서 과격한 언행으로 왜곡된 '팬심'을 표현해 멤버들이 상처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익숙해질리 없는 이런 고충 속에 지효의 'MAMA' 불참에 대해 일부 과격한 팬들이 추측성 유언비어 등으로 상황을 왜곡하자 답답한 심경을 이같이 언급한 것이다.

그 중 일부 누리꾼들이 문제삼은 '웅앵웅'은 최근 자주 쓰이는 온라인 신조어다. 한 누리꾼이 한국 영화 등 작품에서 배우들의 대사가 선명하게 들리지 않아 웅얼웅얼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나온 표현으로, 이후 의미 없지만 예뻐 보이는 한국어 문장을 자주 트위터에 올리곤 하는 미국 배우 토머스 맥도넬이 '웅앵웅 초키포키'라는 문장을 게시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 토머스 맥도넬이 지난 2016년 게시한 내용. 출처ㅣ트위터 캡처

이후 온라인 유행어로 굳어진 '웅앵웅'은 '어쩌고저쩌고', '블라블라' 등을 대체하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 최근 눈에 띄게 길어진 노래 제목들을 대체하거나, 모두가 알고 있어 설명하기 번거로운 뒷 내용을 축약하는 표현 등으로 애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백예린의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거야', 임창정의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등의 기나긴 대중가요 제목을 모두 적기 번거로울 때 '흔들리는 웅앵웅', '그건 아마 웅앵웅' 등으로 줄여 쓰는 식이다. 140자 안에 모든 문장을 담아야하는 트위터 특성상 말 줄임표 대신 사용된 표현인 것이다. 앞부분만 적어도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는 대상을 언급할 때 '블라블라'의 의미를 가진 표현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해당 키워드 검색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물론 '웅앵웅' 뿐만 아닌 모든 단어들이 그렇듯 이 표현은 부정적인 묘사를 할 때 차용되기도 한다. 태초의 '웅앵웅'이 대사 전달력이 좋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를 묘사할 때 사용되었듯이, '하고싶은 말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모습' 등을 '웅앵웅 한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웅앵웅'이라는 단어 자체를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기원 자체가 혐오를 위해 탄생된 수많은 욕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단어들은 쓰는 사람에 의해 그 뉘앙스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상식이다.

특히나 지효는 맥락상 '몇몇 사람들이 (내 불참에 대해)이러저러하다고 하더라'는 내용을 축약해서 '웅앵웅'이라는 유행어에 대치시켰을 뿐 해당 문장은 혐오의 맥락으로 쓰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다수의 누리꾼들 역시 '누구나 쓰는 웅앵웅이 뭐가 문제냐'고 황당함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웅앵웅'이라는 단어는 트위터, 연예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 대형카페 등 불특정 다수의 게시물에서 검색되기 때문에 특정 부류에서만 사용된다고 보긴 어렵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유독 자주 쓰는 표현이라고도 주장할 수 있지만, '웅앵웅'의 경우는 이미 널리 퍼져 '요즘 세대' 누리꾼들에게 대중화된 표현이라는 쪽이 중론이다. 따라서 '웅앵웅'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만 접했던 이들에 의해 창조 논란으로 번졌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 인스타그램에서도 자주 쓰이는 해시태그인 웅앵웅. 출처ㅣ인스타그램

또한 지효가 나날이 신기록을 써내려가는 K팝 톱 걸그룹 멤버이기 때문에 그의 화제성에 힘입어 작은 불씨가 더욱 커진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래퍼 산이가 '웅앵웅'이라는 음원을 발매했을 당시에는 가사 내용만 논란이 됐을 뿐 제목인 '웅앵웅'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산이는 가사에 '여성혐오'를 언급하며 '웅앵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웅앵웅이 남성혐오 표현이라는 일부 누리꾼의 주장대로라면 산이가 단어의 정확한 용례도 모르고 이 표현을 가져다 쓴 셈이다. 당연히 그보다는 산이 역시 널리 쓰이는 '웅앵웅'이라는 단어를 '알아듣지 못하게 말을 웅얼거리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묘사하기 위해 차용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이렇듯 억지로 긁어 생긴 부스럼으로 논란이 더 큰 논란을 낳으면서 지효는 새해부터 받지 않아도 될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스타들에게 쏟아지는 악플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때, 누리꾼들 역시 어설픈 창조논란에 휩쓸리지 않고 냉철한 판단력으로 중심을 잡아야 할 때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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