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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치 장벽 #시네마 #美자본주의 심장 #BTS…골든글로브 달군 봉준호 '어록'[종합]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2020년 01월 06일 월요일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첫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다. 의미있는 수상의 순간, 봉준호 감독이 쏟아낸 소감도 묵직한 의미로 영화팬들에게 다가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6일(현지시간 5일 오후) 미국 LA 비버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감독상, 각본상에서도 후보로 올랐으나 불발됐다. 그러나 아쉬워하긴 이르다. 골든글로브에서 한국영화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은 사상 최초다. 한국영화 첫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등 이미 그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걸어 온 '기생충'은 아카데미를 노리며 또 새로운 길을 간다.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첫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이날 시상식은 수상 성적만큼 봉준호 감독이 남긴 묵직한 소감들이 화제가 됐다. 평소에도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으면서도 명확하게 할 말을 전하는 입담으로 잘 알려진 봉준호 감독의 매력은 이날 시상식에서도 여전했다. 특히 자막이란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영화(cinema)의 힘을 강조한 수상소감은 '아이리시맨'으로 감독상 후보에 함께 올랐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과거 발언과 공명하며 여운을 더했다.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 수상자로 지명된 직후, 유쾌하게 "와우, 어메이징, 언빌리버블"이라며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외국어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 통역사와 함께 왔다며 이해해달라고 먼저 양해를 구했다. 봉준호 감독은 "자막의 장벽, 장벽도 아니죠. 그 1인치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밝혀 객석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이어 "오늘 함께 후보에 오른 알모도바르 감독 등 멋진 세계의 감독과 함께 후보에 오를 수 있어 그 자체로 영광이었다"면서 영어로 "우리는 한가지 언어만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영화(I think we use only just one language, the cinema)"라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첫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앞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마블의 프랜차이즈 히어로 영화들이 할리우드 주류가 되어버린 현 세태를 비판하며 "테마파크를 닮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건 영화(cinema)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건 배우들이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게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테마파크와 가까워 보인다. 그건 인간이 감정적 정신적 경험을 다른 인간에게 전하려 애쓰는 영화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영화'라는 언어를 강조한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이 나가자 카메라는 자리에 앉아 있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배우 로버트 드 니로를 비췄고, 두 사람은 미소를 띤 채 열렬히 박수를 쳤다.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첫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이후 진행된 수상자 인터뷰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센스 넘치는 입담이 이어졌다. 봉준호 감독은 "작년 칸에서 좋은 경사가 있었고 101년째를 맞이해 골든글로브에서 이런 일이 있어서, 해를 이어서 좋은 일이 이어지는 것 같다. 수상 멘트할 때 정신이 없어서 자막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 우리 배우들, 같이 일한 스태프, 바른손과 CJ, 네온 등에게 감사의 말을 하지 못했다. 마침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왜 미국이 '기생충'과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자본주의의 심장 아니냐"고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10월에 (북미에서)개봉하고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결과가 있고 좋은 반응를 보여줘서 놀라우면서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연 그는 "('기생충'은) 가난한 자와 부자,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다. 자본주의의 심장과 같은 나라니까 논쟁적이고 뜨거운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 메시지, 사회적인 주제도 있지만 그것을 매력적이고, 관객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멋진 배우들의 매력이 어필됐기에 미국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첫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시상식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답은 유쾌했다. 그는 참석 소감을 묻자 "아주 잘 잤다. 지난 밤에 매우 피곤했기 때문에 아침에 기분좋게 일어났다"고 웃으며 "개인적으로는 오늘 즐거운 이벤트를 여러 스타들을 보며 즐기고 싶지만 한국 산업 입장에서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그는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제가 골든글로브에 와 있긴 하지만 BTS(방탄소년단)가 누리는 파워는 저의 3000배는 넘을 것"이라면서 "그런 멋진 아티스트들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나라, 감정적으로 매우 격렬하고 다이나믹한 나라"라고 한국 대중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골든글로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국의 '어워드 시즌'을 관통해 아카데미를 향해 간다. 각종 조합상은 물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유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른 '기생충'이 어떤 결과를 얻을지 한국은 물론 할리우드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첫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배우 이정은, 봉준호 감독, 송강호. ⓒ게티이미지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첫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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