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롯데와 FA 계약을 맺은 안치홍 ⓒ롯데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 쪽에 충격이 있을 것 같다”

6일 KBO리그의 최대 화두는 프리에이전트(FA) 안치홍(30)의 롯데 이적이었다. 2009년 KIA에 입단한 이후 꾸준히 팀의 내야를 지켰던 안치홍은 6일 롯데와 2년 최대 26억 원(계약금 14억2000만 원·연봉 총액 5억8000만 원·옵션 총액 6억 원)에 계약했다.

안치홍은 2022년 2년 최대 31억 원의 상호 계약 연장 조항이 있다. 계약이 연장될 경우 4년 최대 56억 원이 된다.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안치홍은 1억 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롯데는 보류권을 풀어주기로 했다. 이처럼 안치홍의 보장 금액은 바이아웃 금액을 포함해 2년 21억 원이지만, 하기에 따라 더 많은 돈을 받을 수도 있다. KBO리그에서 이런 FA 계약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놀랍다”라는 게 타 구단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시장에서는 롯데가 내야수 영입에 관심이 있었으나 많은 돈을 쓰기 어려운 탓에 시장에서 철수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성민규 롯데 단장조차 오프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외부 FA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한 구단 단장 또한 “지난해 마지막 실행위원회가 있을 당시까지만 해도 롯데는 외부 FA 영입에 관심이 없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러나 KIA와 안치홍 사이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롯데는 근래 들어 안치홍 측과 접촉하기 시작했고, KIA의 구체적인 제시액을 확인한 선수 측은 롯데와 사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선수 측이 KIA에 다시 오퍼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소간 감정이 상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 관계자들도 인정하듯, 그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KIA의 협상 전략에 대한 의구심은 꾸준히 나왔다. KIA는 자신들의 제시액이 ‘레이스’의 기준이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는 시각이 많다. 롯데는 물론 LG나 SK 등 내야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월을 넘겨 연말까지 구체적인 제시액이 없다는 것은 다른 구단 관계자들도 의아해하는 분위기였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KIA도 사정은 있었고, LG와 SK가 안치홍 영입전에서 차례로 철수한 마당에 확률적으로도 해볼 만한 도박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이 전략이 실패했다. KIA는 안치홍을 적절한 가격에 잡기 위해 인내심을 발휘하며 두 달을 기다렸지만, 롯데는 전광석화와 같이 영입을 마무리했다. 수도권 구단 단장은 “KIA 쪽에 충격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KIA는 안치홍의 대가로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보상선수로 받을 수 있다. 이미 롯데는 안치홍 영입을 결정하면서 어느 정도 전략을 세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롯데는 20인 외 선수의 수준이 강호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외부 FA 영입에 따른 출혈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KIA의 약점으로 뽑히는 포지션은 죄다 묶을 것으로 보이는데, KIA가 어떤 반격을 가할지도 관심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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