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아시아 리그 출신 선수들을 영입해 성공을 거둔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인스타그램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주 좋은 영입이다. 김광현이 아주 좋은 투수라고 생각한다. 특히 팔꿈치 수술 후의 그가 그렇다”

ESPN 라디오 세인트루이스의 진행자인 버니 미카라츠는 지난 2일(한국시간) 김광현(32)의 영입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밝히면서 세인트루이스 스카우트 그룹의 능력을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미카라츠는 “세인트루이스가 그 지역(아시아)에서 스카우트를 잘해왔다”고 평가했다.

전통을 자랑하는 팀답게 세인트루이스 스카우트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뻗어있다. 신중하지만, 한 번 결정을 하면 과감하게 밀어붙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 시장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 최근 성과는 아주 뛰어나다. 아시아 무대에서 활약했던 오승환(삼성)과 마일스 마이콜라스(세인트루이스)를 영입해 차례로 대박을 쳤다.

한신에서 일본 최고 마무리로 활약하던 오승환은 2016년 세인트루이스와 1+1년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다. 세인트루이스는 보장 금액을 줄이는 대신 인센티브 비중을 높인 구단 친화적 계약을 맺었다. 2017년 계약 선택권도 구단에 있었다. 

“나이가 많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승환은 2016년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76경기에서 79⅔이닝을 던지며 6승3패19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결국 팀의 마무리까지 승격했다. 2017년 성적이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2년간 138경기에나 내보내며 확실하게 값어치를 뽑아냈다. 

마이콜라스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맹활약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역시 일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마이콜라스와 2018년 시즌을 앞두고 2년 15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역시 회의적인 시선이 있었으나 세인트루이스의 선택은 옳았다. 마이콜라스는 MLB 복귀 시즌이었던 2018년 18승4패 평균자책점 2.83의 대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184이닝을 소화하는 등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소화했다.

2년 주기로 아시아 리그 선수를 영입했던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으로 다시 ‘대박’을 꿈꾼다. 2년 보장 800만 달러, 인센티브를 합쳐 총액 1100만 달러에 김광현을 영입한 세인트루이스는 다방면에서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쓸 수도, 불펜에서 쓸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선발과 불펜 모두에 좌완이 부족한 세인트루이스다. 어디서 뛰든 2년 800만 달러의 값어치는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을 공산이 크다.

과감한 베팅은 풍부한 데이터와 관찰에서 나왔다. 세인트루이스 스카우트 그룹은 어린 시절부터 김광현을 지켜봤다. 그의 성장기, 부상, 그리고 변신 과정을 꼼꼼하게 살폈다. 좋을 때도 봤고, 나쁠 때도 봤다. 단순히 1~2년 성적을 보고 영입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어느 정도의 몫은 해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많은 돈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자 과감하게 포스팅을 밀어붙였다. 

아시아 리그에서 뛴 선수를 성공적으로 스카우트했다는 자신감도 배경에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광현으로서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명문 구단에다 전력 분석 시스템도 매우 뛰어난 구단으로 손꼽힌다. 지도자 생활까지 염두에 둔다면 이만한 팀도 없다. 2년 계약 또한 추후 선택의 문턱을 생각할 때 적절한 계약 기간이라는 평가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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