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현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한준 기자] "우승이 아니면 의미 없다는 각오로 왔어요."

2년 반 만에 울산 현대로 복귀한 정승현(26)은 개인 일정으로 입단 계약 사인 후 7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처음 울산 선수단과 인사했다. 1월 1일 열린 일왕배 결승전 일정까지 가시마 앤틀러스 일정을 소화한 정승현은 가장 먼저 공항에 도착했는데, 인터뷰를 마치고도 김도훈 울산 감독이 오기까지 한참을 서서 기다렸다. 정승현은 "아직 감독님과도 인사를 못했다"며 이날 공식적으로 울산에 소집되는 것이라고 했다.

울산 유스 출신 수비수 정승현은 가시마에서 뛰면서도 일정이 겹치지 않으면 울산 경기를 생중계로 봤다고 했다. 포항 스틸러스에 1-4로 패하며 우승을 놓친 최종전도 실시간으로 경기를 봤다.

"가시마에서 항상 울산 경기를 챙겨봤고, 유스때부터 자라온 팀이기 때문에 많은 경기를 챙겨봤어요. 마지막 경기도 봤고 굉장히 아쉬웠던거 같아요. 저도 팬분들의 입장으로 마음으로 봤던 거 같아요. 작년에 봤을 때, 울산이 당연히 우승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고,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강했다고 생각해요. 일본 선수들도 울산이 강하다고 생각했고."

정승현은 2019시즌을 함께 하지 않았지만, 울산이 가진 우승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울산에 돌아오며 정승현이 강조한 목표도 우승컵을 드는 것이다. 새해 소망을 묻자 "울산 현대 우승이죠. K리그와 ACL 우승을 목표로 두고 왔어요"라며 주저없이 말했다. 아예 우승이 아니라면 어떤 성적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정승현은 울산에서 함께 성장한 동갑내기 절친 김승준의 조언으로 울산 복귀를 결정했다는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전 울산에서 유스 시절을 보냈고, 울산에서 우승하는 게 제 꿈이었고, 당연히 울산을 와야한다는 생각이 있었고요. 기사에 승준이가 조언을 줬다고 하는데, 사실 승준이와 울산이랑 사인하고 얘기한 것인데, 승준이 얘기는 잘못된 것 같고. 처음부터 울산을 가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정승현은 이미 울산과 계약을 마친 상황에서 김승준과 통화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계약 사실을 알릴 수 없던 때라 김승준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김승준과 대화를 나눴지만 김승준의 말 때문에 울산 복귀를 택한 것이 아니라며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정승현은 "저는 승준이에게 조언을 받지 않습니다"라며 웃었다. "제가 조언을 받는 분은 (김)신욱이 형뿐이에요."

2018시즌 가시마 소속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것은 정승현에게 우승을 더 간절하게 만든 동인이다. 울산을 떠난 2년 반 동안 정승현은 풍부한 국제 경험을 쌓았다. 월드컵도 참가하고, 국가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되고 있다.

▲ 김도훈 감독과 인사한 정승현 ⓒ한준 기자


"저도 ACL 우승을 하면서 내가 이것때문에 축구를 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고, 다시 ACL 우승을 위해서 울산을 왔어요. 반드시 ACL 우승을 해서 그 느낌을 얻고 싶고요. 울산을 떠나고 나서 바로 대표팀에 가게 됐는데, 가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대회를 나가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많이 뛰지 못했어도 좋은 경험이 됐어요."

"ACL 우승을 하면서 내가 축구를 하는 이유가 이 느낌 때문이라고 느꼈고.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가시마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ACL을 통해서 받았고, ACL 우승을 하면서 클럽 월드컵에 가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과 관계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어요."

김도훈 감독의 울산은 후방 빌드업을 강조한다. 정승현은 빌드업이 일상화된 J리그에서 뛰며 이 점에서 성장했다고 자부했다.

"J리그에서 뛰면서 빌드업이 당연시 여기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 거 같아요. 빌드업에 훌륭한 선수가 많고 그 선수들에게 배우고, 함께 하면서, 제가 자신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울산에 있을 때보단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일본 선수들의 기술적인 좋은 부분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정승현은 기존 주전 센터백인 윤영성, 데이브 불투이스와 경쟁해야 한다. 정승현은 이들의 장점을 흡수해 더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공격수와 1대1 대응 능력에서 장신있고 헤딩 경합, 공중볼도 자신이 있어요. 작년에 불투이스와 윤영선 선수 보면 K리그 탑클래스라고 생각했어요. 배운다는 자세로 그 선수들의 장점을 흡수하고 최선을 다하는게 제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

2019시즌 사랑을 받은 선수들이 떠난 것은 울산 팬들에게 충격이었다. 정승현의 복귀는 팬들의 마음에 위안을 주는 소식이다.

"김보경 선수나, 좋은 선수들이 떠났는데  울산 팬들이 사실 저한테 많은 응원 메시지를 주시고, SNS로도 꼭 돌아오라고 해주셨는데, 그런 부분에서 제가 다시 돌아와서 팬분들이 기뻐하시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작년의 아픔, 많은 선수들이 떠나간 아쉬움을, 그 선수들의 몫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아픔이 조금이라도 씻겨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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