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아카데미 본선 후보에 오를 수 있을까. 아카데미 후보선정 투표 마무리와 함께 공개된 할리우드 각 조합상 후보를 보면 전망이 밝다.

'기생충'은 미국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 Awards, SAG)이 발표한 앙상블상 후보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미국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 WGA) 각본상 후보와 미국감독조합(Directors Guild of America, DGA)의 장편감독상, 미국프로듀서조합(Producers Guild of America, PGA) 작품상 후보에 연이어 올랐다.

이들 4개 조합은 할리우드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이자, 직접 아카데미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회원들의 단체이기도 해 '기생충'의 연이은 후보 등극이 더욱 의미심장하다. 골든글로브를 주최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 등 기자나 비평가는 아카데미 회원이 아니다.

특히 '기생충'은 비(非)영어 영화로는 1999년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21년 만에 배우조합상 앙상블상 후보가 됐다. 아시아 영화로는 역대 최초다. 더욱이 배우조합은 4대 조합 중 아카데미 회원수가 가장 많다.

4개 조합상의 메인 후보에 모두 오른 영화는 '기생충'을 포함해 총 3편이다. 타이카 와이키키 감독의 '조조래빗', 그리고 마틴 스코세이지의 '아이리시맨'이 4대 조합상 후보를 석권했다.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받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4대 조합상 중 각본상 후보에서 빠졌는데, 이는 타란티노가 작가조합에 포함된 회원이 아니기 때문. 따라서 사실상 이들 4편이 모든 조합의 공통된 지지를 받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 영화 '기생충' 포스터
이미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선정을 위한 후보들의 투표가 끝난 상황. 예측은 이르지만 조합상 후보로 미뤄보건대 '기생충'의 경우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외에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 등극을 노려볼만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송강호의 남우조연상 후보 깜짝 등극도 희망사항이다.

몇 개 후보가 되든 아카데미 본선 후보에 한 번도 올라간 적 없는 한국영화로선 최초의 사건이 된다. '기생충'은 이미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소주 한 잔) 부문 예비후보에 오르며 아카데미 기대감을 높였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뒤늦게 합세한 이정은, 미국을 오간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등 '기생충' 팀은 이미 열띤 아카데미 레이스에 동참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가족이 박사장(이선균) 저택에 하나 둘 고용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다. 리드미컬하게 장르가 변주되는 대중영화로서 재미가 가득하면서도 감독의 개성과 메시지가 또렷하게 담긴 수작이다. 한국의 정서를 진하게 담고 있으면서도 자본주의의 양극화를 통렬히 꼬집어, 국경을 넘어 관객과 평단의 지지를 얻었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제 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1000만 관객을 돌파하고 북미 개봉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작성하는 등 내딛는 걸음마다 신기록 행진 중.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도 새 역사를 쓸까. 제 92회 아카데미 후보작은 오는 13일 발표되며, 시상식은 오는 2월 9일 열린다.

▲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게티이미지


미국 주요 조합상 후보작들은 다음과 같다

▶미국배우조합(SAG) 앙상블상

기생충, 밤쉘, 아이리쉬맨, 조조래빗,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미국작가조합(WGA) 각본상

1917, 북스마트, 나이브스 아웃, 결혼 이야기, 기생충

▶미국작가조합(WAG) 각색상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조커, 작은 아씨들, 조조래빗, 아이리쉬

▶미국감독조합(DGA) 극영화감독상

봉준호(기생충), 샘 멘데스(1917),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쉬맨),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미국프로듀서조합(PGA) 상

1917,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쉬맨, 조조래빗, 조커, 나이브스 아웃, 결혼이야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기생충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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