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경기, 매 순간 리바운드 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된다. ⓒKBL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명대사다. 리바운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북산고 주장 채치수가 강백호에게 건넨 말이다. 

KBL의 최근 트렌드는 빠른 농구다. 경기 페이스(Pace)를 끌어올리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속공을 어떻게 전개하고, 어떻게 막느냐가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중 공격 리바운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속공을 막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제공권 싸움에 참여하면 속공을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 공격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공격의 시작은 수비 리바운드다. 리바운드를 잡고 첫 패스를 통해 공격을 노리거나, 리바운드를 잡은 선수가 공을 몰고 공격 코트로 넘어오게 된다. 수비팀 입장에서는 상대의 속도를 늦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리바운드에 참여하면 이를 해낼 수 있다.

▲ 캐디 라렌이 슛을 던질 때 골 밑에 있던 김동량이 애런 헤인즈와 리바운드 싸움을 벌인다. 김동량은 공을 따내지 못했지만 공을 쳐 내면서 SK의 공격 템포를 늦추는 데 성공했다. ⓒSPOTV 화면 캡처

창원 LG의 현주엽 감독은 "속공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 공격 리바운드에 참여하는 게 좋다. 리바운드를 잡지 못하더라도 공을 쳐내 아웃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상대의 템포를 느리게 만들 수 있다. 공격 리바운드에 참여하면 매치업 상대를 빠르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공격 리바운드 상위 5팀 중 속공 최소 허용 부문 5위 안에 3팀(현대모비스, LG, 안양 KGC)이 들었다. 공격 리바운드로 속공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건 분명하다.

공격 리바운드와 속공 저지가 모두 잘 되는 KGC의 기승호는 "가드뿐만 아니라 센터 모두 공격 리바운드에 참여하게끔 선수단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다 같이 뛰어들면 상대의 아울렛 패스를 막을 수 있다. 공격 리바운드에 참여하는 게 속공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양 오리온의 추일승 감독은 "공격과 수비 리바운드에 참여 안 하면 선수를 교체한다. 그만큼 중요하다"라고 말할 정도다.

◆ 공격 리바운드 : 전술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공격 리바운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참여해야 할까. SPOTV 이상윤 해설위원은 "5명 전원이 아니라 2~3명 정도의 선수가 공이 어디로 떨어질지 예측하고 리바운드를 참여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왼쪽 45도에서 3점슛을 던지게 되면 오른쪽으로 공이 튈 확률이 70~80%다. 근처에 있던 두 명의 선수가 공격 리바운드에 참여하는 게 좋다"라고 덧붙였다.

이상윤 위원은 적극적으로 공격 리바운드 싸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코트를 미리 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상대 선수와 같이 코트를 넘어오게 된다. 공격 리바운드를 참여하면서 상대의 템포를 느리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상대를 조금이라도 방해하는 게 속공을 저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

서울 SK의 문경은 감독도 시즌 초반 리바운드 싸움에 어려움을 겪자 선수들 위치에 변화를 줬다. 문경은 감독은 "슛을 던지면 코너에 있는 선수가 밖으로 나가는 척 안쪽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을 통해 리바운드에 가담하라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바운드 참여로 속공을 제어한다"는 이전부터 전해진 전략이다. 이는 최근 들어 더욱 중요해졌다. 템포 싸움을 중시하는 KBL에서 공격 리바운드 가치가 더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라운드 막판으로 갈수록, 플레이오프 같은 치열한 무대에 접어들수록 리바운드 하나하나가 갖는 의미는 점점 커질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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