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김민이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 수원 고봉준 기자] kt 위즈 우완투수 김민(21)은 풀타임 선발로 변신한 지난해 쓰라린 좌절을 맛봤다. 5월부터 7월까지 쾌조의 승리 행진을 이어갔지만, 8월부터 급격한 침체를 겪으면서 더는 승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최종 기록은 6승12패. 한때 10승 고지를 바라봤다는 점에서 짙은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다.

비시즌을 맞아 몸만들기가 한창이던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김민은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며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여름 무렵부터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터 잘 돌아가던 톱니바퀴가 멈춘 듯이 정체되더라. 팔 힘도 떨어지고 제구도 잡히지 않고…. 박승민 코치님과 전력분석팀이 체크한 결과, 후반기로 갈수록 릴리스포인트가 뒤로 가고, 스탠스 넓이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모두가 체력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증상들이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kt의 창단 후 첫 10승 국내투수라는 타이틀을 품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김민은 5월부터 7월까지 매달 2승씩을 달성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뜻깊은 수식어를 차지한 이는 후반기 쾌조의 활약을 펼친 선배 배제성(24)이었다.

후반기 부진을 통해 뼈저린 경험을 했다는 김민은 비시즌 매일 같이 야구장으로 나와 몸을 만들고 있다. 휴식과 여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민은 “지금으로선 하루라도 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또 어차피 여행을 가더라도 잘 돌아다니는 성격이 못 된다. 여행지에서도 대부분 잠만 자곤 한다”고 수줍게 웃었다. 대신 “다음달 스프링캠프를 떠나는데 미국에서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할 생각이다. 슬라이더 구속도 올려보고, 커터도 새로 장착해볼 계획이다”고 새 시즌 포부를 밝혔다.

3년차를 맞아 활약해야 할 동기부여도 하나 늘었다. 바로 ‘애후배’ 소형준(19)의 합류다. 소형준이 지난해 kt의 신인 1차 지명을 받으면서 유신고 시절 3학년과 1학년으로서 함께 마운드를 이끌었던 둘은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민은 “(소)형준이와는 1차 지명 당일 저녁을 함께할 만큼 친한 사이다. 나이로는 내가 2년 선배이지만, 사실 실력만 놓고 봤을 때는 형준이가 한 수 위다. 투심과 커브, 스플리터와 같은 변화구를 수준급으로 구사한다. 또 제구력도 좋다”고 치켜세우고는 “친한 후배가 들어온 만큼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내가 좋은 실력을 보여줘야 형준이에게 한마디라도 해줄 수 있지 않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김민은 끝으로 “사실 지난해 1차 목표는 100이닝 돌파였다. 올해에는 기준을 이보다 더 높게 잡으려고 한다. 일단 지난해 못다 이룬 10승 달성 그리고 kt의 가을야구 진출이 새 목표다. 나도 이기고, 팀도 이기는 시즌이 됐으면 한다”고 올해 목표를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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