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도쿄 올림픽 남자배구 아시아 예선 카타르와 경기서 박철우가 스파이크하고 있다.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배구 대표 팀이 중동의 강호 카타르를 극적으로 꺾고 올림픽 최종 예선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9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남자 배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카타르와 풀세트 접전 끝에 3-2(25-18 28-26 22-25 20-25 15-13)로 이겼다.

한국은 지난 7일 열린 호주와 조별 리그 첫 경기서 2-3으로 아쉽게 졌다. 가장 중요한 첫 경기에서 무릎을 꿇은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은 가시밭길로 여겨졌다.

그러나 8일 인도를 3-0으로 완파하며 기사회생했다. 또한 호주를 3-0으로 잡은 카타르를 꺾고 2승 1패 B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카타르도 2승 1패를 기록했지만 세트득실에서 한국에 앞서 조 1위로 4강행을 확정지었다.

한국 남자 배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V리그 시즌 도준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 최정예 멤버로 나섰다.

카타르는 주전 선수 상당수가 아프리카와 유럽, 남미에서 귀화했다. 특히 주포인 제랄도 그라시아노 다 실바는 배구 강국인 브라질에서 귀화했다. 한국은 힘과 높이에서 열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세터 한선수(대한항공)의 뛰어난 경기 운영과 박철우(삼성화재)가 해결사 소임을 다해내며 카타르의 기세를 꺾었다.

조 2위를 차지한 한국은 준결승에서 '아시아 최강' 이란과 홈 팀 중국 전의 승자를 만난다.

▲ 카타르와 경기서 스파이크하는 전광인 ⓒ FIVB 제공

임도헌 한국 남자 배구 대표 팀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에 전광인(현대캐피탈) 정지석(대한항공) 미들 블로커에 신영석 최민호(이상 현대캐피탈)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에 박철우 세터에 한선수(대한항공) 리베로에 정민수(KB손해보험)를 선발로 내보냈다.

이미 2승을 거두며 4강행을 결정지은 카타르는 1세트 초반 집중력이 떨어졌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한국은 양쪽 사이드 공격과 중앙 속공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카타르의 쏟아지는 범실까지 묶어 18-9로 크게 점수 차를 벌렸다.

카타르는 준결승을 대비하는 듯 세트 초반 주전 선수 몇몇이 벤치를 지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전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섰다. 한국은 세트 막판 카타르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초반에 벌린 점수 차를 지키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 두 팀은 세트 막판까지 점수를 주고 받으며 접전을 펼쳤다. 23-23에서 한국은 신영속의 전광석화 같은 속공으로 24점에 먼저 도착했다. 그러나 한선수가 치명적인 서브 범실을 했고 승부는 24-24 듀스로 이어졌다.

2세트 막판 박철우는 자신에게 올라온 볼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해결사로 나섰다. 26-26에서 한국은 박철우의 스파이크로 한 걸음 달아났다. 이후 한국은 신영석의 서브에 이은 전광인의 다이렉트 공격으로 2세트를 잡았다.

두 팀의 공방전은 3세트에서도 계속 됐다. 17-17에서 카타르는 연속 득점을 올리며 먼저 20점 고지에 도착했다. 한국은 19-21로 뒤지며 위기에 몰렸지만 이 상황에서 최민호가 천금 같은 블로킹을 잡았다. 한국은 반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박철우의 공격이 범실로 이어졌고 이후 서브 득점까지 허용했다. 결국 한국은 3세트를 22-25로 내줬다.

4세트 초반 한국은 카타르의 높은 블로킹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높이가 살아나며 기세를 탄 카타르는 11-5로 크게 앞서갔다. 리스브는 물론 공격에서 해결점을 찾지 못한 한국은 벌어진 점수 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나경복(우리카드)과 곽승석(대한항공) 황택의(KB손해보험)이 출전해 분위기를 바꿨고 한국은 16-18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고비처에서 빠른 속공으로 한국의 추격에 제동을 걸었다. 한국은 4세트도 내줬고 승부는 마지막 5세트로 이어졌다.

5세트 9-9에서 한국은 상대 범실과 공격 득점으로 12-11로 앞서갔다. 이 상황에서 박철우는 결정적인 공격 득점을 올렸고 한국은 13-12로 리드했다. 승부처에서 한국은 짜릿한 블로킹으로 14점 고지에 먼저 도착했다.

카타르의 서브는 코트 밖으로 나갔고 한국은 천신만고 끝에 5세트를 잡았다.

극적으로 4강에 진출한 한국은 올림픽 본선행 꿈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한국은 11일 준결승을 치른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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