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시즌 K리그1 득점왕 타가트 ⓒ한국프로축구연맹
▲ 울산 현대에서 2019시즌 19골을 넣은 주니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1월 초 동계 훈련을 시작하는 K리그 팀들은 선수 구성 작업을 상당 부분 마무리했다. 하지만 아직 이적 시장의 문은 닫히지 않았다. 규정 변화에 맞춰 내부 정리 작업을 진행해온 중국 슈퍼리그 팀들의 움직임이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국 축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국행 소문이 난 선수들의 움직임이 없는 것은 실제로 아직 팀들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축구협회 규정 개정이 늦게 발표됐고, 그에 맞춘 정리 작업이 그동안 이뤄졌다. 이르면 다음주부터 움직여 춘절 전후로는 중국 슈퍼리그 팀들의 영입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1월 1일을 전후로 동계 훈련을 시작해 선수단 구성 작업을 마무리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춘절을 새해 기준으로 삼아 이를 전후로 움직인다. 

2020시즌의 경우 중국축구협회가 지난해 12월 말 뒤늦게 외국인 선수 규정(6명 보유, 연간 7명 등록, 5명 엔트리 포함, 4인 출전) 및 외국인 선수 1인 연봉 상한제(300만 유로, 수당 별도), 중국 국적 선수 및 22세 이하 선수 연봉 상한제 등을 도입했다.

◆ 규정 바뀐 중국프로축구, 지금까지는 내부 정리…영입 협상은 춘절 앞두고 본격화

관계자는 "상위 일부 팀을 제외하면 중국 팀들의 재정이 예전만큼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 새 규정에 맞춰 많은 팀들이 기존에 거액으로 계약을 맺은 선수들을 정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팀이 최근 해체 소문까지 돌고 있는 다롄 이팡이다. 다롄은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과 계약 해지를 추진 중이며, 야닉 카라스코 등 고액 연봉 선수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롄은 해체 및 파산 소문까지 돌고 있다. 다롄의 실 운영 주체인 완다 그룹이 중국축구협회가 2021년부터 프로 팀 명칭에 기업 명칭을 빼야한다는 규정을 추진한 것에 반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방향에 프로 축구단을 운영하는 구단 상당수가 투자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롄이 파산하거나, 중국 내 소문대로 취안젠 그룹 사태로 인해 톈진 텐하이가 2부리그로 강등될 경우 선전FC가 1부리그에 잔류할 수 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과 연결되었던 선전도 몇몇 K리그 선수들과 연결되어 있어 1부리그로 돌아올 경우 움직일 수 있다.

▲ 중국을 떠날 가능성이 큰 베니테스
▲ 2019 K리그1 베스트11에 뽑힌 완델손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적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 프로 축구 팀들이 투자를 줄이는 방향이 오히려 K리그 선수들의 중국행 러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 프로 팀들이 외국인 선수 수급을 이름값 높은 유럽 명문 구단 출신 선수가 아닌 가성비 좋은 K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와 한국인 선수로 관심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중국 구단들은 예전처럼 거액의 이적료와 연봉이 아닌 자유 계약 선수를 대상으로 10억 원 미만의 연봉을 몇몇 한국 수비수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돈은 아니지만 K리그에서는 5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기 어려운 선수들이 다수라는 점에서 중국이 이적 시장에서 실리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가성비 좋은 K리그 선수 선호하는 중국 프로 축구…타가트-주니오 외 다수 물망

2019시즌 눈부신 활약을 펼쳐 중국행 소문이 무성했던 득점왕 타가트(수원 삼성), 득점 2위 주니오(울산 현대), 득점 4위 완델손(포항 스틸러스) 등의 중국행 협상은 내주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클럽이 300만 유로 상한액을 채우지 않는 액수를 제시하더라도 K리그에서 받아온 연봉 2배 이상을 맞춰줄 수 있어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 

수원 삼성은 타가트를 판매하는 데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술레만 크르피치 영입으로 대체 선수를 마련했지만 타가트와 투톱을 구성한 전술을 마련 중이며, 2020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경우 가치를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타가트 본인도 수원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서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 

이미 카타르 등 서아시아 팀들도 타가트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유럽 구단도 타가트를 주시하고 있다. 수원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지만 거절할 수 없는 수준의 제안이 아니라면 겨울 이적 시장에 헐값에 타가트를 내놓을 생각이 없다. 

울산 현대는 주니오를 이미 시장에 내놨다. 주니오는 만 34세로 지금이 이적을 위한 마지막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중국 클럽들은 적절한 이적료와 연봉으로 마무리 능력이 검증된 주니오 영입을 위해 움직일 수 있다. 아시아 무대에서 폭발력을 인정 받은 완델손도 거액의 투자 없이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이들 외에 이적 소문이 돌다가 최근 잔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전 전북 현대 미드필더 손준호, 울산 현대 수비수 윤영선 등도 중국 클럽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자유 계약 선수로 풀린 윤빛가람을 비롯해 국가 대표 출신 수비수, 23세 이하 대표 수비수 등도 중국 팀들과 연결되고 있다. AFC U-23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태국에 이미 몇몇 스카우트가 선수를 살피고 있다.

K리그에 속한 이들 선수가 움직일 경우 K리그 팀들은 이적 시장의 문이 닫히기 전에 대체 선수를 찾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몇몇 구단은 이미 이러한 상황에 대비한 영입을 진행했고, 영입 대상 선수를 마련해둔 상황이다. 이들의 이적이 이뤄질 경우 즉각적으로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다. 아직 K리그 이적 시장의 문은 닫히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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