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정승현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마음 속에 있는 꿈이죠."

지난 7일 울산 현대의 태국 전지 훈련 출국일에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국가 대표 수비수 정승현(26)은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에 대해 묻자 가슴을 가리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했으나 8강에서 탈락해 메달을 꿈을 이루지 못한 정승현은 이후 2018년 FIFA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했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성인 대표팀에 꾸준히 부름을 받고 있다.

2017년 여름 일본 J리그 사간 도스로 이적한 뒤 명문 클럽 가시마 앤틀러스로 이적한 정승형은 2018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FIFA 클럽월드컵 무대까지 누비며 국제 경험을 쌓았다. 일본 진출 후 상종가를 치던 정승현은 2020시즌에 친정팀 울산으로 돌아왔다. 

2019시즌을 보내며 부상으로 고생한 정승현은 "2018년 말에 클럽 월드컵 일정도 있었고, 2019년에도 일왕배 일정이 이어지면서 휴식기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일본 프로축구 무대를 경험하면서 1월 1일에 일왕배 결승전이 열리는 전통으로 인해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팀, 그리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낸 팀의 선수들이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했다.

정승현도 가시마에서 2시즌 연속 호성적을 내며 시즌이 길어져 몸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승현은 국가 대표 선수로도 A매치 기간에 꾸준히 장거리 이동을 하면서 지쳤다. 이런 가운데 가시마가 2020시즌부터 브라질 출신 자구 안토니오 카를루스 자구 감독을 선임하면서 선수단 리빌딩 작업이 진행됐다. 

울산 유스 출신인 정승현이 국내 복귀를 추진한 배경에는 흐트러진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도쿄 올림픽에 와일드 카드로 출전하고 싶은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승현은 울산 복귀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꾸준한 출전 기회를 찾아 나섰다. 

만 26세인 정승현이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선 3장의 와일드 카드(24세 이상 선수)로 선택 받아야 한다. 꾸준히 경기를 뛰며 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23세 이하 선수들에 비해 확실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미 한 차례 올림픽을 경험했고, 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바 있는 정승현은 수비 라인에 선발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군이다. 올림픽 무대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한 선수이기도 하다. 2020시즌에도 K리그1 우승을 노리는 울산에서 실력을 보여준다면 선발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은 현재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2020년 AFC U-23 챔피언십에 참가 중이다. 우선 여기서 3위 이내 성적을 거둬야 도쿄 하계 올림픽 와일드 카드 구성 작업이 진행된다. 

188cm의 장신으로 공중볼 경합에 능하고, 대인 수비력에 강점을 가진 정승현은 J리그 무대에서 2년 6개월의 시간을 보내며 빌드업 능력도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는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꾸준히 선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정승현은 본선이 열리는 일본 무대를 잘 아는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해 12월 결혼한 정승현은 "지저분한 것 같아서 잘랐다"며 염색했던 긴 머리를 짧게 자르고 2020시즌에 대한 각오를 보였다. 울산으로 돌아오며 "K리그1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루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힌 정승현이 개인적인 목표로 숨겨둔 도쿄 하계 올림픽에도 참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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