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서울 화곡동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ZFC 003에서 제자 세컨드로 나선 정찬성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화곡동, 박대현 기자 / 김성철 영상 기자] 정찬성(32, 코리안좀비MMA)은 현역이다.

UFC 페더급 4위. 랭킹만 높지 않다. 타이틀전을 눈앞에 둔 컨텐더다. 맹렬한 현역이다.

지도자이기도 하다. 정찬성은 코리안좀비MMA 수장이다. 소속 선수가 대회에 나서면 트레이닝을 총괄하고 세컨드로 뛴다.

이번 대회도 그랬다. 링사이드에서 제자 승리를 바랐다. 지도한 둘 모두 웃었다.

밴텀급 최한길(26)과 페더급 최강주(28, 이상 코리안좀비MMA)가 나란히 승리를 챙겼다.

최한길은 11일 서울 화곡동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정다율 볶음짬뽕 제우스FC 003에서 윤진수(27, 큐브MMA)를 1라운드 3분 47초 펀치 TKO로 눕혔다. 레프리 스톱 제스처가 나오자 포효했다.

▲ 최한길(왼쪽)과 정찬성 ⓒ 곽혜미 기자
마우스피스를 체육관 식구가 모인 관중석으로 던졌다. 천하를 얻은 표정이었다.

"연패 늪에 빠진 상황이라 심적으로 힘들었다. 이번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겠다 마음먹고 올라갔다. 실제 바람을 이뤄 정말 기뻤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이 나온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정찬성과 머리를 맞대고 세웠을 플랜이 궁금했다. 특별하진 않았다. 기본을 강조한 계획이 최한길 입에서 술술 나왔다.

"(상대) 앞손 잡아놓고 잽으로 압박. 거리가 멀 땐 로 킥. 그리고 다시 앞손. 이렇게 경기하다가 상대가 들어오면 카운터. 관장님이 기본을 지키면서 게임을 풀어가자고 말씀해주셨다."

달달 외운 듯했다. 플랜을 되뇌는 최한길 얼굴에서 필승 각오가 느껴졌다.

최종 목표를 묻는 말에도 거침없었다. 확고했다. 목표는 꽤 높았다. 그래도 기대감이 들었다.

"목표는 분명하다. UFC 진출해서 밴텀급 챔피언이 되는 게 꿈이다. 롤모델은 당연히 관장님이다. (파이팅 스타일은) UFC에서 뛰는 페더급 파이터 캘빈 케이터를 좋아한다."

▲ 최강주(왼쪽)와 정찬성 ⓒ 곽혜미 기자
최강주는 눈물을 보였다. 사모곡을 영상으로 썼다.

이준오(34, 노바MMA)를 3라운드 종료 3-0 판정으로 이긴 최강주는 웃지 않았다.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자책했다.

"너무 못했다. 제 실력을 (거의) 보여드리지 못했다. 많은 걸 준비했는데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지나쳐서 엉켰다. 정말 아쉽다."

"아시다시피 관장님이 미국에서 트레이닝을 (자주) 받으시지 않나. 선진 MMA를 몸소 접하고 익힌 분이다. 좋은 정보, 좋은 훈련 방법을 소속 선수에게 모두 알려주신다. 내 약점 가운데 하나가 체력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관장님이 알려주신 대로 체력 강화 훈련을 했고 (링 위에선 여전히) 미흡했지만 그래도 큰 도움을 받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어머니란 단어를 자주 입에 담았다. 죄송한 마음이 커보였다. 스물아홉에 이른 나이에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면구스러움이 느껴졌다.

"특히 어머니께 감사드린다. 이번 경기 정말 지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가 나이가 많으시다. 하루빨리 아들이 자리 잡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효도하고 싶다."

이후에도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인터뷰 종료 전 마지막으로 물었다. 어머니께 한마디 부탁했다. 최강주 숨이 턱 막혔다.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어머니, 정말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안 울려고 했는데 자꾸... 어머니란 단어만 뱉으면 눈물이 나오네요. 아들이 꼭 효도하겠습니다. 나중에 차 사면 함께 여행 다니자고 했던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 사랑합니다."

▲ 홍종태(왼쪽)와 남인철 ⓒ 곽혜미 기자
ZFC 003 메인 카드 첫 경기를 장식한 홍종태(34, MMA스토리)는 남인철(25, 파라에스트라)을 1라운드 4분 11초 길로틴 초크로 잡았다.

약 2년 5개월 만에 오른 경기. 링 러스트 개념은 빈축도 사지만 그래도 긴 공백기가 주는 영향이 없었는지 궁금했다.

홍종태는 "확실히 느껴졌다. 오랜만에 링에 오르니까 생각처럼 안 되더라. 타격이 딱딱 나왔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웃음). 겉으로는 여유 있는 척 웃었지만 힘이 너무 들어가서 고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격투기를 싸움박질로 여기시는 분이 많다. 내 생각은 다르다. MMA는 진정한 스포츠이고 실전에 가장 가까운 '무술'이다. 이러한 종합격투기 참맛을 더 많은 이에게 전달하고 싶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체육관 제자에게도 제대로 전수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 ZFC 003 경기 결과

- 메인카드

[밴텀급] 이창호 vs 황성주
이창호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밴텀급] 박은석 vs 이민주
이민주 1라운드30초 기무라 승

[페더급] 최강주 vs 이준오
최강주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라이트급] 박종헌 vs 샤크
박종헌 2라운드 오블리킥 반칙승

[밴텀급] 윤진수 vs 최한길
최한길 1라운드 3분47초 펀치 TKO승

[밴텀급] 홍종태 vs 남인철
홍종태 1라운드 4분11초 길로틴 초크승

-언더카드

[라이트급] 김용희 vs 김종백
김종백 2라운드 종료 2-1 판정승

[페더급] 박시원 vs 황도윤
박시원 2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밴텀급] 박균태 vs 이휘재
이휘재 1라운드 30초 파운딩 TKO승

[라이트급] 노럿 아지벡 vs 김동수
김동수 1라운드 4분 트라이앵글 초크승

[웰터급] 김상욱 vs 김석민
김상욱 2라운드 3분45초 리어네이키드 초크승

[페더급] 신재영 vs 김동환
김동환 2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스포티비뉴스=화곡동, 박대현 기자 / 김성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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