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일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국가 대표 출신 윙어 황일수(33)가 울산 현대를 떠나 경남FC로 이적했다. 울산 현대의 태국 전지 훈련을 위해 출국했던 황일수는 울산과 경남의 협상이 마무리되자 귀국해 13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이적을 최종 확정했다. 

황일수의 경남행은 충격적인 소식이다. '황볼트'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황일수는 국가 대표 경력이 있는 K리그 최고 수주의 윙어다. 경남은 2019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패배 2부리그로 강등된 팀이다. 

울산과 잔여 계약이 1년 남았던 황일수는 2019시즌이 끝난 뒤 이적 팀을 물색하고 있었다. 리그 24경기에서 3골 2도움, AFC 챔피언스리그 3경기 1골을 기록했던 황일수는 주로 후반 조커로 기용되고 있어 선발 출전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을 원했다. 

당초 황일수는 원한 팀은 중국 2부리그 팀이었다. 황일수는 2017년 중국 옌벤 푸더로 이적해 반 년간 활약한 바 있다. 2018년 울산이 대대적으로 투자하는 과정에서 K리그로 돌아왔다. 중국 무대 활동이 짧았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춘 황일수는 중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황일수의 중국행은 중국축구협회의 규정 변경에 따르면 구단 정비 작업이 지체되며 늦어졌다. 그러는 사이 몇몇 국내 구단이 황일수에게 접근했다. 황일수에 관심을 모인 팀 중에는 측면 자원 보강을 원한 전북 현대도 있었다. 하지만 울산은 리그 우승을 두고 다투는 전북으로 보낼 경우 거액의 이적료를 원했다. 전북도 주력 영입 대상으로 삼지 않아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다.

설기현 경남 감독이 황일수를 가장 적극적으로 원했다. 황일수의 대리인을 맡고 있는 최동현 그릿 스포츠 컴퍼니 대표는 "황일수가 현역 시절 자신과 같은 포지션으로 세계적인 활약을 했던 설기현 감독에게 배워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인수하며 이적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대전 하나시티즌도 황일수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경남은 3년 장기 계약을 제시해 황일수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많은 출전 기회를 원한 황일수는 울산보다는 연봉이 적지만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경남과 합의했다. 경남도 대전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해 황일수 영입 경쟁에서 앞섰다. 최종 협상의 관건은 이적료였다. 경남의 황일수 영입 협상은 울산이 태국 전지훈련으로 출국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울산이 황일수의 의사를 존중해 이적료 협상에서 양보하며 적절한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황일수는 2018년 옌벤을 떠나 울산으로 이적하던 당시 전북 현대와도 협상하고 있었다. 울산과 합의 단계에 이르렀던 황일수는 전북이 향상된 조건을 제시했으나 울산과 맺은 약속을 저버리지 않고 그대로 울산행을 확정한 바 있다. 울산도 당시 황일수가 지킨 의리를 잊지 않고 경남행을 원한 황일수를 위해 금액 협상에서 양보했다. 울산은 황일수가 떠나며 생긴 측면 공격 포지션에 윤일록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성사 단계로 알려졌다. 

김종부 감독이 물러난 경남은 프로 감독 경력이 처음인 설기현 감독 체제로 리빌딩하고 있다. 2020시즌 K리그2는 역대급 승격 경쟁이 예고되어 경남의 1부리그 복귀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은 상황이다. 황일수의 경남행으로 K리그2의 승격 경쟁은 한층 더 미궁에 빠지게 됐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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