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브 홍은 김용일 코치를 비롯한 LG 코치들과 선수협 트레이닝 캠프를 돕고 있다. 검은색 비니를 착용한 사람이 스티브 홍. ⓒ 서귀포,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신원철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수협 합동 트레이닝 캠프에는 LG와 KIA 트레이닝 담당자뿐만 아니라 '제3의 인물'도 있다. 바로 스포츠 사이언스 전문가 스티브 홍(레드불)이다. 13일 오후 훈련을 마무리한 뒤 만난 스티브 홍은 "트레이닝은 마법이 아니"라면서 스포츠 사이언스라는 낯선 단어보다 '기본'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경력의 시작은 한국이 아닌 뉴질랜드였다. 스티브 홍은 뉴질랜드에서 스포츠 사이언스를 전공하고 뉴질랜드 대표팀에서 일했다. 그는 "럭비 대표팀에서 인턴을 하고 나서 야구팀을 맡았다. 그때 마이너리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당시 피츠버그 재활 코디네이터였던 어빈 발렌시아를 통해 김용일 코치와 인연이 닿았다. 김용일 코치는 트레이너 인턴 때부터 저의 우상이셨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스노보드,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들과도 함께 일한다. 스티브 홍은 "트레이너로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더 여러모로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스포츠 사이언스라고 하면, 실험실에서 각종 측정 장비를 몸에 달고 있는 선수와 하얀 가운을 입은 전문가가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스티브 홍의 복장은 전형적인 트레이너와 다르지 않다. 그는 "실험실에서 실험하는 분들도 있고, 영양사로 일하는 분들도 있다. 물론 저와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도 계시다"라면서 스포츠 사이언스 전문가의 일을 이렇게 정리했다.

"스포츠 사이언스를 전공한 사람들의 주 업무는 검사와 프로그램 구성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야구선수라고 하면 '지면을 밀어내는 힘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두고, 어떻게 해야 지면을 밀어낼 수 있는지,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생각한다. 이것들을 '검사'를 통해 자료화한다. 그리고 어떻게 관련된 능력을 높일지 혹은 유지할지에 대한 프로그램을 디자인(구성)한다. 이 결과를 갖고 다음 단계를 고민(재검사)한다. 이렇게 반복하는 일이다."

최근 비시즌 훈련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새로운 훈련법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스포츠 사이언스라고 하니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 수 있다. 스티브 홍은 고개를 저었다.

"트레이닝은 마법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몸이 훈련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짧게 잡아도 몇 주, 길면 몇 년이 필요하다. 저는 '새로운 것을 제공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기본은 선수들에게 필요한 운동을 알려주는 데 있다. 처음 보는 훈련법일 수 있지만 선수들의 이해는 굉장히 빠르다. 기본은 같다."

스티브 홍은 시간이 날 때마다 LG 트레이너들과 의견을 나누며 세부 일정을 조정했다. 그는 "주의할 점도 있다. 우리는 야구 코치가 아니다. 기술적인 면이 아니라 몸에 집중해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대해 직접 담당하시는 분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의견 조율을 하면서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것도 저희의 일"이라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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