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적인 사인 훔치기로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A.J 힌치 휴스턴 감독(왼쪽)과 제프 르나우 단장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전자기기를 활용해 사인을 훔쳤다는 의혹을 받는 휴스턴이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초강경 중징계를 내렸다.

이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디 애슬레틱’ 등 현지 언론들은 14일(한국시간) MLB 사무국의 휴스턴 징계 내용을 공개했다. MLB 사무국은 언론으로부터 의혹이 제기된 이후 조사에 착수했으며 혐의점을 상당 부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마무리한 MLB 사무국은 14일 징계 내용을 공식 발표했으며, MLB 사무국이 현시점에서 내릴 수 있는 방안이 총망라됐다. 

우선 수뇌부에는 1년 자격 정지가 내려졌다. 제프 르나우 야구부문 사장 겸 단장, 그리고 A.J 힌치 감독은 1년 동안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 두 인물이 당시 사태를 주도했고, 또 묵인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르나우 사장과 힌치 감독의 직무 정지는 곧바로 시작돼 2020년 월드시리즈 이후 풀린다. 휴스턴은 징계 발표 후 르나우 사장과 힌치 감독을 해고했다.

여기에 2020년과 2021년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도 박탈됐다. 최근 신인드래프트 픽의 가치를 생각하면 큰 타격이다. 여기에 휴스턴은 500만 달러의 무거운 벌금도 문다. MLB 사무국은 현재 규정상 부과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이후 클럽하우스에서 여성 기자를 상대로 부적절한 발언을 한 브랜든 타우브먼 전 부단장 또한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타우브먼 전 부단장은 사건 이후 해고됐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성명을 통해 "휴스턴과 야구 운영 책임자들의 행위는 규율에 상당히 위배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MLB 사무국은 휴스턴이 2017년 9월부터 사인을 훔치는 행위를 시작했다고 적시했으며, 이것이 2017년 포스트시즌에 이뤄졌다고 봤다. 게다가 2018년 정규시즌까지도 이를 막기 위한 적절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휴스턴의 이번 행위는 팬과 선수,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 임직원, 언론사 회원들이 휴스턴 경기에 대한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그 행동이 실제로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일부에서는 그런 행동이 경기에 상당한 해를 끼친다고 판단했다"고 중징계 사유를 설명했다.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 당시 외야의 초고성능 카메라를 설치,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쳤다는 의혹을 받았다. 훔친 사인은 곧바로 더그아웃 옆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 전달됐다. 현지 언론은 휴스턴이 휴지통을 두드리는 패턴을 통해 타석에 선수에게 사인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MLB 사무국의 중징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는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한편 MLB 사무국은 2018년 정규시즌에 비슷한 방법으로 사인을 훔쳤다는 의혹을 받은 보스턴도 공식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2017년 월드시리즈 당시 휴스턴의 벤치코치였던 조이 코라 보스턴 감독에 대한 징계는 유보됐다. 보스턴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코라 감독은 2년 연속 사인 훔치기 혐의로 더 큰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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