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아직은 확답은 못 드리겠습니다. 협회와 얘기도 해봐야 하는데 그래도 올림픽은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제 저도 나이가 있으니까요."

올림픽 3회 연속 진출에 성공한 김연경(32, 터키 엑자시바쉬)이 자신의 앞날에 대해 털어놓았다. 김연경을 비롯한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선수들과 스테파노 라바리니(41, 이탈리아) 여자 배구 대표 팀 감독 그리고 코치진은 13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예선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 김연경 ⓒ 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여자 배구 대표 팀은 12일 '난적' 태국과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출전권을 놓고 '단두대 결승전'을 펼쳤다. 공격과 블로킹 그리고 고비처에서 나타난 집중력에서 모두 앞선 한국은 태국을 3-0으로 완파하며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달성했다.

이 경기서 김연경은 팀 최다인 22점을 기록했다. 복근 파열 부상으로 준결승에서 뛰지 못했던 그는 결승전에서 하얗게 불타올랐다. 부상 투혼을 발휘한 김연경은 여전히 '월드클래스 선수'임을 증명했다.

밝은 표정으로 귀국한 김연경은 자신을 기다린 많은 팬들의 환호에 답례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그는 올림픽 출전에 대한 소감 및 국가 대표 은퇴에 대한 견해를 털어놓았다.

현재 32살인 김연경의 나이를 고려할 때 올해 열리는 도쿄 대회가 그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연경은 도쿄 올림픽이 끝나면 태극 마크를 내려놓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직 확답은 못 드린다. 협회와 얘기도 해봐야 한다"며 신중하게 말했다. 이어 "그래도 올림픽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4년 뒤에 열리는 2024년 파리 올림픽 때 김연경은 30대 중반을 넘어선다. 오랫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그의 경력을 볼 때 이번 도쿄 대회를 끝으로 국가 대표에서 은퇴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 올림픽 출전 포상금을 받은 김연경(왼쪽)과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 ⓒ 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김연경은 여자 배구 최고 무대인 터키 리그에 진출해 대부분 목표를 달성했다. 그는 늘 마지막 목표에 대해 '올림픽 메달'이라고 말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아쉽게 4위에 그쳤다. 눈앞에 다가온 메달을 놓친 김연경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다시 도전했지만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어느덧 세계 무대를 주름잡던 김연경은 서른을 훌쩍 넘었다. 한국 여자 배구는 10년 가까이 김연경에 의존하는 경기를 펼쳤다. 김연경이 아직도 대표 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크다. 경기력은 물론 리더십과 그가 있다는 존재감은 상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김연경과 10년 가까이 대표 팀에서 뛰고 있는 양효진(31, 현대건설)은 "(김)연경 언니는 코트 안에 있을 때는 물론 밖에 있을 때도 벤치에서 보는 상황이나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준다. 안에 있거나 혹은 밖에 있어도 큰 도움이 된다"라며 김연경의 존재감을 설명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대회에서 김연경의 롱런을 기대했다. 지난해 9월 28일 한국은 월드컵 경기서 배구 강호 브라질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 경기가 끝난 뒤 라바리니 감독은 "지금까지 얘기한 적은 없지만 나는 김연경이 오랫동안 계속 뛸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해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김연경 ⓒ 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협회에서도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를 쉽게 받아드리기는 어렵다. 김연경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는 일은 단순하지 않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는 "아직은 확답을 드릴 수 없다"며 한 걸음 물러섰다.

분명한 것은 그가 동료들과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 김연경의 몸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 그는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이기며 결승 무대에 섰다.

그는 "부상 상태가 좋지 않다. 경기에 바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인데 터키 구단과 상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 들어온 김연경은 복근 정밀 검사를 받은 뒤 에이전트를 통해 소속 팀인 엑자시바쉬와 자신의 일정을 의논할 예정이다. 김연경은 "적어도 한 달 이상은 쉬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부상이 심각한 상태임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김연경은 기나긴 터키 리그를 마친 뒤 FIVB 발리볼 내이션스리그(이하 VNL)과 도쿄 올림픽 대룩간 예선, 아시아선수권대회 그리고 월드컵과 2019~2020 시즌 터키 리그를 치렀다.

빡빡한 일정에 김연경의 몸 상태는 더는 버티지 못했고 복근이 파열됐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 회복'이다. 엑자시바쉬는 터키 리그는 물론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 리그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엑자시바쉬의 주장이자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김연경의 비중은 팀 내에서 매우 크다.

현재 경기에 나설 몸이 아닌 김연경은 남은 일정을 구단과 조율할 예정이다. 터키 리그가 끝나면 올해 VNL이 열리고 그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올림픽 준비에 들어간다.

2020년 경자년의 김연경의 배구 인생에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 올림픽에 대해 김연경은 "마지막이라고 항상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번 예선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에 다시 출전해 기쁘고 후배들도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정말 예감이 좋다. 열심히 준비해서 응원해 보답하겠다. 이번에는 정말 이번에는 정말 예감이 좋다 열심히 준비하겠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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