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지리그 예상 랭킹에서 나란히 선발 125위 내에 이름을 올린 메릴 켈리(왼쪽)과 김광현.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출신 선발투수들이 미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판타지리그 전문 칼럼니스트가 선정한 메이저리그(MLB) 선발 랭킹에 포함됐다. 비록 하위권 순위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의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팬그래프’의 폴 스포러는 최근 자신의 2020년 MLB 선발투수 판타지리그 랭킹 ‘TOP 125’를 공개했다. 판타지리그는 유저가 선수들을 직접 드래프트한 뒤 선수들의 경기 성적으로 점수를 매겨 승부를 겨룬다. 가상 리그이기는 하지만 실제 성적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우선이다. 북미에서는 큰 인기를 모으는 하나의 오락이다.

류현진이 선발 전체 42위라는 저평가를 받은 가운데 KBO리그 출신 세 선수도 이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밀워키와 3년 계약을 맺으며 MLB 무대에 복귀한 조쉬 린드블럼은 전체 82위, 지난해 MLB에 진출해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메릴 켈리(애리조나)는 97위, 그리고 올해 MLB 진출의 꿈을 이룬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116위에 자리했다. 

물론 판타지리그 랭킹이라 변수가 많고, 개인의 절대적인 능력치를 줄세우는 것은 어렵다. 항상 논란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도 세 선수가 나름대로 주목받는 선수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대목에서 나쁘지 않은 랭킹이다.

린드블럼은 2017년 이후 3년 만의 MLB 무대에 선다. 밀워키는 린드블럼을 확고한 선발투수로 보고 3년 보장 계약을 맺었다. 통계 프로젝션인 ‘ZiPS’는 린드블럼이 올해 25경기에서 142⅔이닝을 던질 것이라 가정하면서 9승9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예상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6으로 준수했다.

지난해 꿈에도 그리던 MLB 무대를 밟아 13승1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한 켈리 또한 ‘TOP 100’ 안에 들었다. 지난해 판타지랭킹에는 100위 안에 들기 쉽지 않았던 켈리는, 2년차를 맞이한 만큼 더 성숙한 투구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ZiPS’는 켈리가 올해 27경기에 나가 157이닝을 던진다는 가정 하에 11승11패 평균자책점 4.70을 예상했다. 예상 WAR은 1.5로 린드블럼과 큰 차이가 없다.

린드블럼과 켈리는 MLB 및 마이너리그 등 미국에서 뛴 경력이 있다. 상대적으로 적응이 쉽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 경력이 단 하나도 없는 김광현의 116위도 의미가 있다. 김광현은 올해 세인트루이스와 2년 총액 1100만 달러에 계약하며 MLB 데뷔를 앞두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5선발 경쟁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채 스프링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세인트루이스의 선발진은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에이스로 뽑히는 잭 플라허티가 전체 20위, 플라허티 이전의 에이스이자 선발 복귀를 노리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64위, 2018년 올스타인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73위, 주목받는 선수인 다코타 허드슨이 109위였다. 다만 베테랑 아담 웨인라이트는 노쇠화 우려 탓인지 순위에는 들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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