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인 훔치기 여파로 나란히 해고된 A.J 힌치 감독(왼쪽)과 제프 르나우 야구부문 사장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휴스턴이 초유의 사인 훔치기 혐의로 중징계를 받았다. 그럼에도 현지 여론은 상당 부분 싸늘하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4일(한국시간)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상대 팀(LA 다저스)의 사인을 훔친 혐의를 받는 휴스턴에 중징계를 내렸다. MLB 사무국은 면밀한 조사 결과 이런 의혹이 대다수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히면서 14일 징계 내용을 확정했다.

당시 단장이었던 제프 르나우 야구부문 사장, 그리고 당시 감독이었던 A.J 힌치 감독에게 1년 무급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구단에는 규정상 최대치인 500만 달러의 벌금도 부과했다. 한편으로 향후 2년간 1·2라운드 신인 지명권도 박탈했다. 

휴스턴은 징계 후 곧바로 르나우 사장과 힌치 감독을 해고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최대 피해자였던 LA 다저스와 당시 선수들이 곧바로 반박에 나서는 등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휴스턴을 동정하는 여론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TR)는 15일(한국시간) 휴스턴의 징계 수위를 두고 설문조사를 벌였다. 약 2만7000명 정도가 조사에 응한 가운데 휴스턴의 징계가 “너무 과했다”는 답변은 8.56%에 머물렀다. 반대로 “너무 가볍다”는 의견은 과반에 가까운 48.42%에 이르렀다. “적절했다”는 응답도 43.02%다. 

대다수 팬들이 휴스턴이 이런 징계를 받을 만했고, 오히려 더 강한 징계를 받아야 했다는 쪽으로 기운 것이다. 징계가 가볍다고 주장하는 팀들은 불법적인 일로 월드시리즈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줬으니 당연히 당시 우승 기록을 삭제해야 한다며 강경한 어조를 드러내고 있다. 휴스턴을 둘러싼 최악의 여론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MLB 사무국은 최종 결론에서 당시 우승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성명에서 "당시 행위가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이라는 문구를 썼다. 사인 훔치기가 우승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를 정확하게 재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이 묻어난다. MLB 역대 기록에서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은 휴스턴으로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팬들의 시각과는 별개의 문제다.

한편 당시 벤치코치로 이번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15일(한국시간) 보스턴 감독직을 떠났다. 상호해지 형식이지만, 보스턴도 2018년 정규시즌 사인 훔치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미리 꼬리를 자르려고 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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