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 ⓒ 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이 올림픽 3회 연속 진출에 성공했다. 또한 운명처럼 3연속 한일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은 지난 12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결승전에서 태국을 3-0(25-22 25-20 25-20)으로 완파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5전 전승을 거두며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이날과 13일 아시아는 물론 유럽, 북중미,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 등 모든 지역의 올림픽 예선이 막을 내렸다. 지난해 8월 열린 대륙간 예선에 이어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본선 무대에 출전할 최종 12개 팀이 결정됐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14일 홈페이지에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출전 국가를 발표했다. 12개국인 A, 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친다. 조 편성은 개최국(일본)을 A조 톱 시드에 배정한 뒤 B조에 본선 출전국 가운데 가장 랭킹이 높은 2개국, A조에는 그다음 순위 2개국을 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세계 랭킹 9위인 한국은 일본(세계 랭킹 7위) 세르비아(세계 랭킹 3위) 브라질(세계 랭킹 4위) 도미니카공화국(세계 랭킹 10위) 케냐(세계 랭킹 공동 19위)와 A조에 편성됐다.

▲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본선 출전권을 획득한 뒤 환호하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B조는 중국(세계 랭킹 1위) 미국(세계 랭킹 2위) 러시아(세계 랭킹 5위) 이탈리아(세계 랭킹 8위) 아르헨티나(세계 랭킹 11위) 터키(세계 랭킹 12위)로 배정됐다. A, B조 상위 4개 팀이 8강에 진출한다. 각 조 1위는 상대 조 4위와 맞붙고 2위는 3위, 3위는 2위, 4위는 1위와 맞붙는 크로스 토너먼트로 8강 대진이 완성된다.

한국은 '죽음의 조'인 B조를 피했다. 아프리카 대표인 케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쉽게 잡을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도미니카공화국은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충분히 해볼만하다. 브라질은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열린 FIVB 월드컵 대회에서 한국이 이긴 경험이 있다.

한국이 8강 진출을 위해 꼭 이겨야 할 팀은 케냐와 도미니카공화국이다. 또한 자존심 대결에서 결코 질 수 없는 팀이 일본이다.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만났다. 당시 한국은 이 경기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아쉽게 무릎을 꿇으며 통한의 눈물을 쏟았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A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일본을 만났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3-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한국과 일본은 올림픽에서 3회 연속 맞대결한다. 한국은 올림픽 예선에서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장거리 이동, 그리고 홈 텃세 등 많은 난관을 이겨내며 태국에 완승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41, 이탈리아) 감독의 '토털 배구'에 녹아든 한국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 왼쪽부터 이다영 이재영 김해란 ⓒ 조영준 기자

지난해 월드컵에서 한국은 일본에 3-1로 역전승했다. 한국은 팀의 기둥인 김연경의 의존도에서 많이 탈피했다. 김연경은 여전히 팀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고 이재영(24, 흥국생명)과 김희진(29, IBK기업은행)은 새로운 삼각편대의 멤버가 됐다.

여기에 한국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세터는 이다영(24, 현대건설)이 성장하면서 고민이 해결됐다. 중앙인 베테랑 미들 블로커 양효진(31, 현대건설)과 김수지(33, IBK기업은행)가 지키고 있고 '월드 리베로' 김해란(36, 흥국생명)도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부상 중인 김연경을 대신해 준결승까지 맹활약한 강소휘(23, GS칼텍스)의 성장도 라바리니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

한국은 세계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김연경과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아시아 톱 공격수로 발돋움한 이재영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장점은 풍부한 선수 자원이다.

특히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어린 기대주들이 대거 등장해 기존 국가 대표 선수들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은 에이스 이시이 유키(29)와 살림꾼 신나베 리사(30)가 꾸준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36살의 노장 미들 블로커 아라키 에리카는 여전히 코트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서울 잠실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MVP인 이시카와 마유(20)와 오사나이 미와코(23) 등 젊은 선수들이 가세했다.

▲ 일본 여자 배구 대표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이시카와 마유 ⓒ FIVB 제공

이재영과 주니어 시절부터 각종 국제 대회에서 주포 경쟁을 펼친 고가 사리나(24)도 버티고 있다.

선수들의 평균 키와 공격력 그리고 블로킹 능력과 에이스의 존재감에서는 늘 한국이 우위를 보였다. 일본은 특유의 조직력 배구를 앞세워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이 올림픽 4강에 진출하려면 A조 1,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 미국을 피해야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위해 케냐와 도미니카공화국은 물론 일본도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김연경은 "조 편성이 생각보다 괜찮고 모두 해 볼 만한 상대다.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고 2020년은 여자 배구의 해가 됐으면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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