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토론토와 공식 입단식을 가진 야마구치 슌(왼쪽)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토론토는 이번 오프시즌에 아시아 출신 투수 두 명을 영입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류현진(33)을, 그리고 포스팅 시장에서 야마구치 슌(33)을 보강했다.

야수진에 비해 선발 로테이션의 무게감이 떨어진 토론토는 아시아 선수들로 해법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류현진에는 4년 총액 8000만 달러라는, 토론토 역사상 투수 최고액을 안겼다.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뛸 수 있는 야마구치와는 2년 최대 915만 달러(보장 635만 달러)에 계약했다. 공교롭게도 야마구치의 등번호는 1번, 류현진은 99번이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북미 지역을 제외하면 가장 뛰어난 수준의 프로리그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야구에 대한 관심도 대단히 높은 축에 속한다. MLB가 봐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캐나다 최대 스포츠 네트워크인 ‘스포츠넷’은 16일(한국시간) 토론토가 한·일 선수를 영입한 것을 두고 “퍼시픽림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사실 토론토에서 아시아 선수들이 남긴 족적은 크지 않다. 가와사키 무네노리(201경기), 오승환(48경기)을 빼면 사실상 전무하다. 그러나 ‘스포츠넷’은 “이제는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류현진과 야마구치의 선발 등판은 한국과 일본에서 방송될 것이다. 토론토는 태평양 전역에 걸쳐 훨씬 더 높은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반겼다. 전력 외에도 마케팅 등 구단에 도움이 될 만한 요소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넷’은 토론토가 아시아 리그에 관심이 크다고 덧붙이기도 하다. 올 시즌이 끝나고도 한국과 일본에서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로스 앳킨스 단장 또한 “지켜보겠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그 시장(아시아)이 정말, 정말 강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 후에도 계속 그럴 것이다. 우리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으며, 그것이 (아시아) 시장에서 인재를 계속 확보하는 단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의 경우 이미 MLB에서 자리를 잡은 선수라 경우가 다르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가지겠다는 뜻이다. 현재 토론토는 앤드루 티니시 부사장 겸 국제 스카우팅 총괄의 지휘 아래 아시아 스카우트망을 구축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댄 에반스 총괄이 아시아 스카우트를 지휘했다. 야마구치는 그 시스템이 만든 첫 영입 사례다. 아시아 데이터는 계속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

KBO리그에도 자주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도 토론토 스카우트가 경기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김광현 선발 등판 경기에도 몇 차례 등장해 선수를 면밀히 관찰하기도 했다. KBO리그에서는 올 시즌을 마치고 양현종 나성범 김하성 김재환 등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내야는 유망주가 많은 토론토지만, 선발을 비롯한 마운드와 외야는 아직 확실하게 전력이 구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실 빅마켓 구단들을 뛰어넘을 대형 투자를 할 만한 여력은 마땅치 않은 토론토다. 이 때문에 최종 영입 결단과는 별개로, 한국과 일본에서 특급 및 외국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가성비 영입을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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