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이 프로배구 V리그 GS칼텍스와 현대건설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 장충체육관, 조영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충, 조영준 기자] "라바리니 감독님은 '이것도 인생의 한 부분이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솔직하게 뛰라고 강요했다면 거부감이 생겼을 거 같은데 감독님은 "네가 안해도 다른 선수가 해줄 수 있다"고 하셨죠. 그런 점에서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배구 여제' 김연경(32, 터키 엑자시바쉬)이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이기며 코트에 나섰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김연경은 16일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여자부 경기가 열리는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이곳에서 취재진들을 만난 그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 김연경은 다음날인 14일 국내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 모든 국내 일정을 취소하고 자택에서 휴식한 그는 이날 국내 V리그를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김연경은 "병원에 다녀왔는데 4~6주 진단을 받았다. 현재 복근은 아예 쓰면 안 되는 상태고 2주간은 가벼운 운동도 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18일 오전 터키로 출국한다. 김연경은 "터키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고 구단의 상의할 예정이다. 구단도 계획이 있어서 들어봐야 한다"며 "가능하면 한국에서 머물며 관리 받고 싶은데 4주에서 6주는 경기에 출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지난 12일 태국에서 막을 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올림픽 최종 예선에 출전했다.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인 카자흐스탄 전에서 그는 복근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물러났다. 검사 결과 복근 파열로 나타났고 무려 4cm나 찢어졌다.

김연경은 준결승은 물론 결승 출전도 불투명했다. 의료 스태프들은 물론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대표 팀 감독도 김연경의 출전을 말렸다.

올림픽 예선 가운데 가장 힘든 시기를 떠올린 그는 "라바리니 감독님이 '이것도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말하셨다"고 했다. 그는 대만과 맞붙은 준결승에 출전하려고 했지만 라바리니 감독이 이를 막았다. 동료들과 라바리니 감독 그리고 스태프들의 격려에 힘을 얻은 그는 태국과 맞붙은 결승전에서 팀 최다인 22점을 올리며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을 올림픽으로 이끌었다.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힌 그는 "이번 올림픽 예선은 정말 한 편의 드라마였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포티비뉴스=장충,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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