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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리뷰] 이다영 '미완의 대기'에서 韓 세터 계보의 길 걷다

조영준 기자 cyj@spotvnews.co.kr 2020년 01월 17일 금요일

▲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와 경기서 환호하는 이다영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장충, 조영준 기자] "이다영은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결승전을 굉장한 압박감 속에서 치르고 왔습니다. 그 점이 (이)다영이에게 큰 공부가 됐어요. 좋은 경험을 했는지 토스의 정확도가 좋아졌고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명 세터 출신인 이도희(52) 현대건설 감독은 세터 이다영(24, 현대건설)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다영과 쌍둥이 자매 이재영(24, 흥국생명)의 모친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터 김경희(54) 씨다. 효성 배구단에서 뛰었던 그는 국가 대표로 발탁돼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출전했다.

쌍둥이 자매는 어려서부터 운동 신경이 좋았고 이재영은 공격수, 이다영의 세터의 길을 걸었다. 이재영은 가파르게 성장하며 V리그를 대표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가 됐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경험했지만 이다영은 브라질 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의 아킬레스건은 세터였다. 김사니(39)와 이숙자(40)가 코트를 떠났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주전 세터 이효희(40, 한국도로공사)도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됐다.

이들의 뒤를 따라갈 세터의 등장은 매우 절실했다. 국가 대표를 지낸 배구 관계자와 현장 지도자들은 대부분 "재능과 피지컬은 이다영이 최고"라며 입을 모았다.

▲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와 경기서 토스하고 있는 이다영 ⓒ KOVO 제공

그러나 이다영의 성장은 언니와 비교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 때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포지션을 잠시 변경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도희 감독을 만난 뒤 이다영은 조금씩 변화했다. 2017~2018 시즌부터 현대건설의 확실한 주전 세터로 자리 잡은 그는 지난해 국가대표에서도 야전 사령관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이다영은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을 만난 이후 다시 한번 배구에 눈을 떴다. 라바리니 감독의 지원 속에서 다시 한번 성장한 그는 마침내 한국 여자 배구 세터 계보를 잇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다영은 지난 12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막을 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김연경(32, 터키 엑자시바쉬)은 복근 부상으로 조별 리그 많이 뛰지 못했고 대만과 맞붙은 준결승에서는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다영은 공격수들을 고르게 활용하며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는 데 공헌했다. 태국과 맞붙은 결승전에서는 1세트에서 지나친 긴장으로 흔들렸다. 그러나 이내 평정심을 찾으며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13일 대표 팀 동료들과 귀국한 그는 짧게 숨을 고른 뒤 16일 열린 V리그 4라운드 GS칼텍스와 경기에 출전했다. 올림픽 본선 진출로 한층 자신감을 얻은 이다영은 다양한 볼 배분으로 팀이 3-1로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탰다.

▲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우승한 뒤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 이다영(왼쪽)과 이재영 ⓒ 조영준 기자

이다영은 특유의 장난기가 어린 말투로 "자신감이 장난 아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다영과 양효진은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무패 행진'을 경험하고 있다. 소속 팀 현대건설은 6연승 행진을 달렸다. 또한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는 5전 전승을 거두며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다영은 "우리가 6연승이나 했어요?"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대표 팀에서 복귀하자마자 리그 경기를 해서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경기가 잘 풀렸고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대표 팀과 현대건설에 대한 차이점에 대해 그는 "대표 팀은 공격수들이 워낙 다 좋다. 그래서 어디에도 마음 편하게 올릴 수 있다. 우리 팀(현대건설)도 공격수가 다 좋다. 대표 팀처럼 골고루 활용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다영은 경기 상황에 따라 코트에 나선 동료들을 고르게 활용했다. 빠른 발과 체공력이 장점인 그는 장기인 점프 토스는 물론 리시브가 안 될 볼도 재빠르게 공중에 올렸다.

현대건설은 이다영의 안정된 경기 운영에 힘을 얻었다.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이가 네 명이나 됐다. 외국인 선수 헤일리 스펠만(29, 미국)은 팀 최다인 25점을 기록했고 미들 블로커 양효진(31)은 블로킹 9점을 포함한 17점을 올렸다.

현대건설의 고민 가운데 하나는 레프트 포지션 선수들의 공격력이었다. 이날 경기서 두 명의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30, 14점) 고예림(26, 11점)이 모두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빡빡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다영은 "안 아프던 곳도 아프고 체력적으로도 힘들다"라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나 계속 이기는 경기를 펼치다 보니 힘든 것도 사라졌다. 그는 "이기는 경기를 계속해서 그런지 덜 힘들고 덜 아프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스포티비뉴스=장충,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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