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U-23 대표 팀 리유일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방콕(태국), 박대성 기자/김성철 영상기자] "북한이 아니고 좀 조선이라고, 다시 좀 불러주십시오.” 

북한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끈했다. 취재진 질문에 국가명 정정을 요청했다. ‘북한’이라는 단어에 껄끄러웠던 모양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은 16일 태국 방콕 라지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년 AFC U-23 챔피언십 D조 조별 리그 3차전에서 베트남에 2-1로 이겼다. 1차전에서 요르단에 1-2로, 2차전에서 아랍에미리트에 0-2로 져 8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고 대회 마지막이자 첫 승을 했다.

북한에 기분 좋을 역전승이었다. 전반 17분 베트남에 골을 먹었지만, 26분 강국철이 깜짝 프리킥으로 베트남 부인티언덩 골키퍼 자책골을 유도했다. 후반 43분까지 버티던 북한은 페널티 킥을 얻었고 결승 골을 넣었다.

베트남을 잡은 뒤에 승리 비결을 말했다. 북한 승리가 놀랍다는 말에 “어떤 팀은 올라가고 반드시 떨어진다는 건 잘못됐다”며 일침을 놓으면서 “모든 팀이 강하다. 축구에서는 실수가 승부를 결정한다. 중요한 포인트다. 작은 차이가 대단히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 '북한'이라는 말을 들은 리유일 감독 ⓒ김성철 기자

국내 취재진이 “요르단과 아랍에리미트에 져 탈락이 확정됐는데, 베트남을 이겼다. 마지막 1승이 북한에 어떤 의미가 있나”고 물었다. 평범한 질문이었다. 그런데 북한 통역관은 “북한이 아니고 좀 조선이라고, 다시 좀 불러주십시오”라며 발끈했고 리유일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조선에 어떤 의미가 있나”고 정정한 뒤에야 “스포츠맨이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말을 이었다.

북한이 발끈한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 대표 팀과 축구협회를 취재했던 관계자에게 물었다. 관계자는 “북한이 정식 명칭이 아니라서 그렇다. 북한이라고 부르면 국가로 인정받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그랬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았다.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공식 명칭은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다.

쉽게 납득은 되지 않는다. 북한은 한국에 “남조선”, “남측 기자 선생” 등으로 부른다. 공식 명칭인 대한민국으로 부르지 않는다. 관계자도 “북한 사람들은 한국을 남조선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갸우뚱했다. 분명 적반하장이지만, 북한은 ‘조선’이라고 부르지 않아 꽤 불편했던 모양이다.

스포티비뉴스=방콕(태국), 박대성 기자/김성철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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