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최근 '사인 훔치기 스캔들'의 중심에 섰다.
▲ 휴스턴 애스트로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박탈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아르지(change.org)에 지난 15일(이하 한국 시간) 올라온 청원 내용이다. 사흘 정도 흐른 지금 4100명 정도가 서명에 참여했다.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전자기기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사인을 훔친 혐의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사무국은 지난 14일 휴스턴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1년 자격 정지와 휴스턴의 2020년과 2021년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 박탈, 벌금 500만 달러 중징계를 받았다. 휴스턴은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을 곧바로 해고했다. 

2017년 우승 코치진과 선수들 가운데 사인 훔치기에 가담한 이들을 하나둘 색출하기 시작하면서 '휴스턴 스캔들'로 이어졌다. 2017년 휴스턴 벤치 코치를 지낸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은 지난 15일 해고됐고, 선수로 뛴 카를로스 벨트란 뉴욕 메츠 감독은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호세 알투베와 알렉스 브레그먼은 유니폼에 버저 형태의 전자기기를 착용했다는 의혹을 샀는데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휴스턴 스캔들을 지켜본 야구 팬들은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박탈하라'고 외치며 직접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청원 글을 처음 올린 노마 라모스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청원이다. 휴스턴이 LA 다저스를 상대로 전자기기를 이용해 사인을 훔친 사실이 입증되면서 2017년 월드시리즈는 영원히 퇴색됐다.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박탈해야 한다. 동의하면 서명을 부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휴스턴 지역 방송 'KHOU 11'은 18일 청원 운동 소식을 전하며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다음 주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휴스턴의 우승 트로피를 박탈하고 다저스에 보상하라는 내용으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야구 역사와 기록을 관리하는 SABR(the Society for American Baseball Research) 관계자는 KHOU 11과 인터뷰에서 "사인 훔치기 스캔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51년 자이언츠, 1940년 타이거즈를 비롯해 수많은 팀이 사인 훔치기 스캔들에 연루됐다. 하지만 휴스턴이 더 주목을 받는 것은 월드시리즈여서다. 시즌 중반인 5월에 사인 훔치기를 하는 것과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뺏는 사례는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월드시리즈에서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다. 휴스턴이 월드시리즈 경기들에서 이겼다. (타이틀 박탈은) 미국 프로 스포츠 역사는 물론 야구 역사에서도 없었던 일"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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