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주환 ⓒ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마라톤에 비유하자면 올해는 42.195km를 완주하고 싶어요. 지난해는 1km, 아니 뛰기도 전에 부상으로 시즌 시작이 늦어졌으니까. 42.195km를 완주하고 평가는 다음에 받을게요."

두산 베어스 2루수 최주환(32)이 예비 FA로 2020년을 맞이하는 소감을 이야기했다. 최주환은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06년 신인 2차 6라운드 46순위로 두산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타격 재능은 뛰어나지만, 수비를 더 다듬어야 한다는 평가 속에 2군 생활을 오래 했고, 2016년까지도 1군에서 대타 임무를 맡았다. 2017년 2루수, 2018년 지명타자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대기만성형' 선수로 불렸다. 

지난해는 시즌 직전에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주춤했다. 사실상 5월말부터 시즌을 시작해 87경기, 타율 0.277(285타수 79안타), 4홈런, 47타점에 그쳤다. 2017년 129경기, 타율 0.301(399타수 120안타), 7홈런, 57타점, 2018년 138경기, 타율 0.333(519타수 173안타), 26홈런, 108타점으로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기에 지난해 성적은 아쉬움이 더욱 컸다. 

2020년은 부상 없이 건강하게 완주하고 싶은 마음에 독하게 체중을 감량했다. 지난달 3일부터 한 달 동안 8kg을 감량하는 프로젝트였다. 처음에는 스스로 의문을 품었지만, 식단 관리를 철저히 해서 목표 체중인 85kg에 도달했다. 지난 15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최주환은 겉보기에도 티가 많이 날 정도로 살을 많이 뺀 상태였다. 

최주환은 "최근에 체중이 조금씩 늘고 있었다. 3~4년 사이에 해마다 1~2kg씩 늘었다. 2018년에 몸이 가장 좋았을 때 87kg 정도 나갔다. 수비할 때도 더 편하고, 아무래도 체중을 줄이는 게 몸에 부담을 줄이고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주변에서도 권유했는데 85kg으로 생각하는 목표 체중이 다들 똑같았다"고 설명했다. 

시즌 중에는 순간적으로 힘을 쓰려면 탄수화물을 챙겨 먹어야 하지만, 체중을 감량하는 동안에는 빵과 라면 등 탄수화물류를 줄였다. 최주환은 "식단 조절을 많이 했다. 점심은 어느 정도 먹고, 저녁 식사량을 많이 줄였다. 훈련은 그대로 진행했다. 한 가지 달라진 것은 올림픽공원을 한 바퀴씩 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운동 강도를 조금 더 높였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려 한다. 최주환은 "지난해는 컨디션이 처음부터 정말 좋아서 오히려 오버 페이스를 한 것 같다. 올해는 페이스를 조절해서 차근차근 단계별로 해보려고 한다"며 "건강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두고, 그다음에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지난 2년 동안 공교롭게도 부상이 조금씩 있었는데, 액땜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시즌을 준비해서 야구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펼쳐보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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