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컵스가 관중 안전을 위해 홈구장 리글리필드의 내야 그물망을 확충하기로 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100년 전통을 지닌 야구장이 관중 안전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20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 크레인 케니 사장이 관중 안전을 위해 홈구장 리글리필드의 그물망을 확대하기로 했다. 과거 불펜이 있던 양쪽 사이드와 외야 좌우 코너까지 그물망이 늘어날 계획이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구장의 그물망 확충은 지난해부터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끔찍한 파울볼 사고가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 원정팀 알버트 알모라 주니어의 파울 타구가 4살짜리 여자 어린이를 맞췄는데, 이 어린이는 두개골이 골절되고, 뇌가 영구적으로 손상되는 끔찍한 부상을 입었다.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낸 알모라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냈고, 경기 직후 인터뷰를 통해 “그저 기도만 할 뿐이다. 두 아들의 아버지로서 어린이 팬이 무사하길 바란다”고 쾌유를 빌었다.

그러나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6월 다저스타디움에선 LA 다저스 코디 벨린저의 타구가 어린이 팬을 맞추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이 어린이는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파울볼 사고가 연달아 터지자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내야 그물망을 확충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달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역시 “새 시즌을 앞두고 30개 구장이 그물망을 늘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후스포츠는 “투수들의 공과 타자들의 타구 속도는 계속해 빨라지고 있다. 팬들이 경기 내내 아무리 집중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을 피하기는 어려운 점이 사실이다”고 전했다.

지난해 끔찍한 사고를 겪은 컵스는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였다. 그물망이 내야 대부분을 커버하게 되면, 1914년 완공된 리글리필드는 더욱 안전한 야구장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컵스는 3월 개막전 전까지 그물망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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