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배우조합상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할리우드의 새 역사를 썼다. 비(非)영어 영화 최초로 미국배우조합상(SAG) 최고상을 수상했다. 할리우드는 두 차례의 기립박수를 보냈다.

20일(현지시간 19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쉬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제 26회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기생충'이 최고상인 앙상블 연기상(Outstanding Performance by a Cast in a Motion Picture) 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이정은, 최우식, 박소담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기생충'이 수상한 앙상블상은 가장 뛰어난 연기를 펼친 작품에게 주어지는 미국배우조합상의 최고상다. 주조연을 비롯한 주요 배우 전체에게 상이 주어진다. '기생충'의 기택 역 송강호, 기우 역 최우식, 기정 역 박소담, 동익 역 이선균, 연교 역 조여정, 충숙 역 장혜진, 문광 역 이정은, 근세 역 박명훈, 다혜 역 정지소, 다송 역 정형준 등 10명의 배우에게 돌아가게 됐다.

▲ 20일(현지시간 19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20일 LA 쉬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제 26회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기생충'의 미국 배우조합상 앙상블상 수상의 더욱 의미있는 것은 비(非)영어 영화 최초의 수상이기 때문. 비영어 영화가 후보에 오른 것도 '기생충'이 2번째인데다 아시아 영화의 노미네이트는 처음일 만큼 외국 영화에게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1999년 로베르토 베니니의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비 영어 영화 최초로 앙상블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 당시 '세익스피어 인 러브'가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이같이 공고한 할리우드의 벽을 '기생충'이 최초로 허문 것이다.

'기생충'에 대한 미국배우조합의 지지는 수상 전부터 드러났다. 송강호 이선균 이정은 최우식 박소담이 무대에 올라 '기생충'을 소개할 때부터 수많은 배우들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며 지지를 보낸 것. 2분 가까이 이어진 기립박수는 시상식에서도 이례적인 풍경이어서 외신들도 앞다퉈 이를 기사화했을 정도다. 빛나는 눈으로 시상식을 지켜보던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들은 '기생충'이 앙상블상으로 호명되자 기꺼이 또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2번째 기립박수를 보냈다.

▲ 20일(현지시간 19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20일 LA 쉬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제 26회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대표로 소감을 밝힌 송강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제목이 '기생충'이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공생에 관한 영화라 생각한다"며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는 앙상블, 최고의 상을 받으니까 우리가 영화를 잘 못 만들지는 않았구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존경하는 대배우님들 앞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고 오늘 이 아름다운 기억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여 또한 뜨거운 환호를 끌어냈다. 봉준호 감독은 영광의 자리를 배우들에게 양보하고 무대 아래에서 직접 휴대전화로 이 장면을 촬영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배우조합상을 결정하는 미국배우조합은 아카데미상의 향방을 가르는 미국영화과학아케데미에서 가장 많은 회원수를 갖고 있는 영화 단체여서 '기생충'의 이번 수상이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또한 기대가 쏠린다. '기생충'은 다가오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비록 연기 부문 노미네이트에는 실패했지만 무려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 20일(현지시간 19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20일 LA 쉬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제 26회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한편 이날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는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가 남우주연상을, '주디'의 르네 젤위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지난 골든글로브와 마찬가지의 수상 결과를 보였다. 영화 부문 남녀조연상 역시 골든글로브와 마찬가지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와 '결혼 이야기'의 로라 던'이 수상했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은 물론 세계를 놀라게 한 '기생충'은 다음달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뜨거운 화제작이다. '기생충'은 오는 2월 9일 열리는 이번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할리우드를 놀라게 한 기세를 아카데미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배우조합상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게티이미지

다음은 미국배우조합상(SAG) 수상자(작) 명단

▶영화 앙상블상(캐스트상)=기생충

▶영화 여우주연상=르네 젤위거(주디)

▶영화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조커)

▶영화 스턴트 앙상블상=어벤져스: 엔드게임

▶영화 여우조연상=로라 던 (결혼 이야기)

▶영화 남우조연상=브래드 피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TV드라마 시리즈 앙상블상=더 크라운

▶TV 드라마 시리즈 여자연기상=제니퍼 애니스톤 (모닝쇼)

▶TV드라마 시리즈 남자연기상=피터 딩클리지(왕좌의 게임)

▶TV 코미디 시리즈 앙상블상=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

▶TV 코미디 시리즈 남자연기상=토니 샬룹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

▶TV 코미디 시리즈 여자연기상=피비 월러-브리지 (플리백)

▶TV영화/리미티드시리즈 여자연기상=미셸 윌리엄스 (포시/버든)

▶TV영화/리미티드시리즈 남자연기상=샘 록웰(포시/버든)

▶TV 스턴트 앙상블상=왕좌의 게임

▶평생공로상=로버트 드 니로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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