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 맥그리거 복귀전을 설명하는 열쇳말은 '초반 러시'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1년 3개월 만에 오른 옥타곤.

복귀전을 단 40초 만에 끝냈다. 코너 맥그리거(31, 아일랜드)가 라이트급 5위 도널드 세로니(36, 미국)를 잡고 건재를 증명했다.

맥그리거는 지난 19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246 메인이벤트에서 세로니를 1라운드 40초 펀치 TKO로 눌렀다. 영리한 초반 러시가 낙승을 이끌었다.

준비성이 돋보였다. 카우보이를 철저히 해부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세로니 역시 링 인터뷰에서 "맥그리거가 대단한 플랜을 들고나왔다"고 호평할 정도.

글러브 터치 없이 뻗은 왼손 스트레이트부터가 인상적이었다. 단순 견제용이 아니었다. 이 한 방으로 상대를 초살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맥그리거는 경기 시작 공이 울리자마자 셋업을 생략하고 있는 힘껏 왼손을 던졌다. 머리 움직임이 다소 적은 세로니를 맞아 다분히 계획된, '맞춤형 스타트'로 보였다.

이날 경기 백미는 클린치 상황에서 어깨치기. 이른바 '숄더 범프'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과거 앤더슨 실바와 존 존스가 자주 쓰던 기술로 헤드 슬립과 풋워크 등 복싱 기초가 상대적으로 약한 세로니를 전략적으로 괴롭히고자 꺼낸 무기로 보였다.

▲ 코너 맥그리거(앞줄 왼쪽)는 도널드 세로니(앞줄 오른쪽) 약점을 철저히 파고들었다.
세로니는 UFC 대표 슬로 스타터다. 스스로도 인정했다. 2018년 2월 얀시 메데이로스와 맞대결에서 승리한 뒤 "(이기긴 했지만) 여전히 1라운드는 어렵다. 경기 초반에 집중하는 게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며 호소한 적이 있다.

맥그리거는 이런 세로니 특성을 십분 활용했다. 숄더 범프를 넣을 때도 위협용이 아닌 실제 데미지를 주기 위해 온몸에 힘을 실었다. 

13초 만에 끝낸 조제 알도 전 때보다 더 적극적인 초반 공세를 퍼부었다.

결정적 승인이었던 헤드킥은 경기 시작 20초 만에 나왔다. 그러나 앞서 맥그리거가 보여준 2가지 타격 테크닉이 승기를 거머쥐게 한 핵심 열쇠였다.

세로니도 끄덕였다. "100% 진심으로, 그런 어깨치기는 처음 겪어봤다"며 놀라워했다.

"(숄더 범프로) 내 눈코가 완전히 무너졌다. 이어 한 발자국 뒤로 빠진 뒤 헤드킥. 이때 이미 경기는 끝났다"고 덧붙였다.

이제 팬들 관심은 맥그리거 다음 행보로 향한다. 라이트급은 물론 웰터급 경쟁력까지 입증한 상황에서 선택지는 풍성하다.

MMA 파이팅 등 여러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는 웰터급 챔피언 카마루 우스만과 타이틀전이나 '좀비' 네이트 디아즈와 3차전, 저스틴 게이치와 호르헤 마스비달 등을 맞대결 후보로 꼽고 있다.

하나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 생각은 달랐다. 말씨가 단호했다. 화이트 대표는 맥그리거 다음 상대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 러시아)를 거론했다.

화이트 대표는 UFC 246 종료 기자회견에서 "맥그리거와 하빕은 우리 시대 무하마드 알리-조지 포먼과 같은 존재"라면서 "둘 재대결은 전 세계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거대한 이벤트다.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경기"라고 강조했다.

맥그리거는 복귀전에서 여전히 단단한 타격과 폭발적인 상품성을 두루 증명했다. 과연 어느 파이터가 그의 다음 적수로 호명될까. 국내외 격투 팬들 시선이 '다시' 맥그리거에게로 집중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