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코틀랜드 구단 해밀턴 아카데미.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cottish Premier League, SPL) 현역 축구 감독이 도박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놀랍게도 이 사실은 해당 감독의 '자진 신고'로 세상에 나왔다.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SPL 소속 해밀턴 아카데미 감독 브라이언 라이스(56)는 공식 성명을 내고 "병이 다시 생겼다(disease has returned)"며 "도박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완전한 회복에 전념하기 위해 스코틀랜드 축구협회(Scottish Football Association, SPA)에 편지를 썼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스는 지난 5년 동안 1000건 이상 돈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단 소속 팀 경기엔 베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SFA는 '클럽이나 선수, 스태프, 팀 직원을 비롯해 스코틀랜드 축구협회 관할 아래 있는 관계자 누구든 어떤 축구 경기에서도 도박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BBC는 "라이스는 최소 3경기에서 최장 16경기 그리고 최대 10만 파운드(약 1억5000만 원)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스는 성명서에서 "현실은 내가 도박 중독자라는 것"이라며 "내가 감수해야 할 가장 힘든 결정 중 하나였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결정이기도 했다. 회복에 전념하고도 다시 도박 중독의 손아귀에 들어갔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이 조용하면서도 무서운 질병에서 연약해지고 무력해지고 절망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나서서 도움을 구하라'고 하고자 고백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규정 위반에 대한 처벌을 받아들이겠다"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고개 숙였다.

라이스의 고백은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라이스가 자신의 악마와 싸움을 결정했다"고 보도했고, 스코틀랜드 보수당 루스 데이비슨 전 대표는 트위터에 "용감한 결정"이라며 "도박은 질병이며, 축구계엔 셔츠 스폰서 등 거짓이 만연해 있다"고 응원했다.

앨런 메이틀랜드 해밀턴 아카데미 회장은 "자진 신고를 믿을 수 없었다. 라이스가 큰 용기를 보여 줬다"며 "구단 차원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그를 도울 것"이라고 응원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