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스케츠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깔끔한 활약으로 그라나다전 승리에 디딤돌을 놨다. 여전히 자신이 실력이 있는 선수란 걸 증명했다.

부스케츠는 '티키타카' FC바르셀로나 중원의 핵심 선수였다. 신체 능력이 돋보이진 않지만, 뛰어난 기술과 경기를 읽는 눈 덕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다. 차비 에르난데스(현 알사드 감독),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빗셀 고베)와 함께 구성한 중원은 역대 최고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부스케츠를 향한 의구심이 늘어갔다. 점점 압박 싸움이 심해지는 흐름에서, 부스케츠의 떨어지는 역동성이 문제가 된다는 분석이었다.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을 때는 문제가 없었으나, 바르사가 상대와 치열한 힘싸움을 벌일 땐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부스케츠는 이번 시즌 22경기에 출전하면서 적잖은 기회를 잡긴 했지만 레알마드리드와 엘 클라시코엔 결장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 체제에서 예전처럼 절대적인 신뢰는 받지 못한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발베르데 감독이 경질되고 새롭게 부임한 키케 세티엔 감독은 부스케츠를 데뷔전 선발 명단에 포함했다. 부스케츠는 20일(한국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린 그라나다와 맞대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줬다. 혼자서 157개 패스를 시도해 145개를 성공했다. 그라나다 팀 전체가 207개를 시도해 132개를 성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스케츠의 무게감을 알 수 있다. 그저 패스 개수와 성공률만 높은 것은 아니다. 마무리가 되진 않았으나 동료들에게 결정적 기회로 연결될 수 있는 키패스도 2차례 넣었다. 동시에 중원에서 경기 템포를 조율했다. 부스케츠의 장점은 조금 더 세밀한 패스 플레이와 오프 더 볼 움직임을 살리려는 세티엔 감독 체제에서 더 빛났다.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수비적인 면이다. 중원 싸움에서 꼭 빠른 발과 강한 몸싸움을 가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란 걸 보여줬다. 부스케츠는 그라나다의 반격을 끊어내면서 14번이나 공을 되찾아왔다.

세티엔 감독도 부스케츠의 수비적인 공헌을 칭찬했다. 그는 "부스케츠는 공을 상대에게서 되찾아올 때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고 읽는 데에 가장 뛰어난 축구 선수다.앞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모두가 머릿속에 넣고 있어야만 하는 방식이다. 세르지 로베르토처럼 많은 공을 가로챈 선수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부스케츠는 후방에서 기다렸다가, 공이 전방으로 연결되는 순간을 노려 강하게 압박했다. 최근과 달리 전방 높은 곳까지 움직이기도 했다.

부스케츠는 세티엔 감독 체제에 부드럽게 녹아들고 있다. 자신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줄인다면 전성기를 더 오래 보낼 수도 있단 걸 그라나다전에서 보여줬다. 부스케츠는 오는 7월 32살이 된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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