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남산의 부장들', 드라마 '스토브리그' , TV조선 '미스터트롯' 포스터, 그룹 방탄소년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공|쇼박스, SBS, TV조선,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장진리, 강효진, 박소현 기자] 설날 연휴 가족 사이에서 연예 방면 '인싸'가 될 수 있도록 스포티비뉴스가 단기 속성 코스를 소개한다. 영화와 가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가족의 화목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연예계 각 분야의 '핵심 트렌드'를 안내하니 놓치지 않을 것을 권한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그룹 방탄소년단과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이다. 이것만 알아도 '연예계 이야기'로는 밀리지 않을지니.
▲ 영화 '남산의 부장들' 포스터. 제공|쇼박스

▶남산의 부장들
설 연휴 최고 화제의 영화를 이미 예약한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대화의 소재가 되기 딱 좋을 배경과 이슈를 갖췄다. 

10.26 사건을 중심에 두고 '권력의 2인자 중앙정보부장은 왜 대통령을 쐈을까'를 묻는 이 영화. 영화를 봤든 아직 못봤든 대화에 올리려면 팩트 체크가 먼저다. 

순제작비 170억 원에 P&A(마케팅 및 배급) 비용을 더해 총제작비가 200억 원이 훌쩍 넘어가는 '남산의 부장들'은 설 한국영화 최대규모 작품이다.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궁정동 안가가 주무대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총 65회차 중 미국 4회차, 프랑스 10회차 등 3개국 로케이션이 이뤄졌다. 링컨 메모리얼 파크, 워싱턴 기념탑, 파리의 방돔 광장을 확인할 수 있다. 

원작은 알려졌다시피 동아일보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가 1990년부터 2년2개월에 걸쳐 연재한 동명의 논픽션. 한국과 일본에서 52만 부가 팔렸다. 전역 후 이 책을 처음 읽은 우민호 감독이 영화화를 꿈꾼 지 약 20년 만인 2016년 초 판권을 확보해 제작에 들어갔다. 마침 우 감독의 '내부자들'을 잘 본 원작자가 흔쾌히 영화화를 허락했다고.

허나 영화는 '실화가 바탕인 픽션'이다. 창작의 여지를 더하고 싶어 누구도 실명을 안 썼다.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김규평(이병헌), 대통령 박정희→박통(이성민), 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박용각(곽도원), 경호실장 차지철→곽상천(이희준)으로 바꿨다. 실제와 제일 이름이 비슷한 신스틸러가 보안사령관 전두혁(서현우).
▲ 영화 '남산의 부장들' 스틸. 제공|쇼박스

다른 건 이름 만이 아니다. 실제 한 살차 선후배인 전·현 중앙정보부장은 친구 사이로 바꿨고, 전 중정부장의 미국 청문회는 시점도 2년 차이가 난다. 김규평의 5.16 행적, 박용각의 마무리 모두 상상력의 산물이다. 참고로, 제목이 안 나오는 그 노래는 '황성옛터'다. 

이병헌은 반듯한 헤어스타일과 안경으로 분위기를 냈다. '각하' 이성민이 실제 모델과 싱크로율이 압도적이다.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라 부담이 있었다고. 귀와 윗잇몸 특수분장으로 분위기를 살렸다. 의상도 실제 박 대통령 의상을 제작했던 장인이 직접 제작할 만큼 공을 들였다. 이희준은 자발적으로 25kg을 찌워 100kg에 도달, 새로운 분위기를 냈다. 현재는 감쪽같이 감량에 성공했다.

4.15 총선을 앞둔 선거의 해, 민감할 수 있는 대통령 암살사건을 영화 소재로 삼은 데 대한 관심은 설에 모인 가족들 사이에서 깜짝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 
▲ 영화 '남산의 부장들' 스틸. 제공|쇼박스

일단 감독의 변을 전해본다. 가능한 정치색을 지우려 했다는 우민호 감독은 '왜 지금인가'라는 질문에 "특별한 의도가 없다. 왜 이 시기냐면 지금도 모른다"고 답했다. "박근혜 정권 아래였던 2016년 판권을 구입했고, 달리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여느 영화와 다를 바 없는 속도와 과정을 거쳐 지금에 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참, 러닝타임은 113분38초. 본편만 따지면 107분이다. 긴장감 넘치지만 부담스럽지 않달까. 본편이 끝나면 흐르는 실제영상도 주목. 참고로 우민호 감독 전작 '마약왕'은 139분, '내부자들'은 130분이었다. 감독판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은 180분. 일단 감독판 개봉 계획은 없다.
▲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포스터. 제공|SBS

▶스토브리그 
'야잘알'(야구 잘 아는 사람)도, '야알못'(야구 알지 못하는 사람)도 행복한 드라마가 나왔다. 둥근 야구공 하나에 모두가 즐거우니 설 명절에 어울리는 진정한 대통합이 아닐 수 없다. 팬들의 눈물도 마른 꼴찌팀 드림즈가 부활을 꿈꾸는 이야기인 '스토브리그'는 야구 팬들에게는 스포츠 드라마요, 야구를 모르는 시청자들에게는 오피스 드라마라 더 재밌다. 풍성하게 얘기할 주제들이 넘쳐난다. 

드라마 제목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프로야구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스토브리그)의 이야기를 다룬다. 준우승의 아련한 기억도 있지만, 이제는 꼴찌를 면치 못하는 '재송 드림즈'가 배경이다. "해체만이 답"인 구단은 백승수 단장(남궁민)의 부임으로 조금씩 달라진다. 열정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 낙하산이라 불리는 운영팀 직원 한재희(조병규) 등 오합지졸인 것 같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이었던 프런트 사람들은 '스포츠판 미생'처럼 빠져든다. 

'과몰입'을 키우는 드림즈 선수들에 대해 알아놓는 것도 '스토브리그'의 또 다른 재미다. 이제는 터질 때가 된 유망주 유민호(채종협), 인성은 파탄났지만 존재감 만큼은 독보적인 임동규(조한선),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드림즈에 돌아온 '갓두기' 강두기(하도권), 착한 형 곽한영(김동원), 선 넘어버린 서영주(차엽)까지, 가을야구를 약속하는 '과몰입 설 인사'를 SBS 공식 유튜브에 공개했으니 즐겨 보는 것도 좋겠다.  
▲ 드라마 '스토브리그' 스틸. 제공|SBS

무엇보다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드림즈가 '우리' 구단이냐 '너희' 구단이냐를 두고 말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갓두기' 강두기의 등번호가 54번이라 기아(KIA)다, 드림즈 팬이 보살 가면을 쓰고 있었으니 한화다, 대형 트레이드에 성공한 젊은 단장이 있으니 롯데다, 주장할 것들이 넘쳐난다. 게다가 드라마 내용과 실제 상황이 묘하게 겹치는 일이 반복되면서 더 그렇다. 다만 드림즈는 이신화 작가의 상상력 안에서 만들어진 허구의 구단일 뿐. 모두가 다르게 지목하는 '그 구단'은 아니다. 싸우지 말자. 

'스토브리그'를 설에 이야기 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렇게 재밌는데, 이렇게 할 말이 많은데 설 연휴엔 결방이다. 임동규와 백승수가 다시 만났는데, 귓속말을 나눴는데 거기서 방송을 끊고는 한 주를 통으로 쉬어간다. 더 높은 완성도를 위한 결정이라고 하니, 못내 솟구치는 짜증은 가족들과 대화로 풀어보자. 아직 '스토브리그'를 못 봤다면 설 연휴를 맞아 몰아보기도 추천이다. 다음회 방송인 31일까지는 약 일주일이 남았다. 
▲ 그룹 방탄소년단.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컴백
명절,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어색한 공기가 감돌 때 공통의 대화 주제를 꺼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때 어린 친척 동생들, 조카들, 자녀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주제는 역시 방탄소년단이다. 똑 부러진 리더 RM, 훤칠한 맏형 진, 시크한 매력의 슈가, 춤꾼 제이홉, 무대장인 지민, 세계미남 뷔, 황금막내 정국까지 일곱 멤버들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외운 뒤에는 어떤 정보를 접해야 할지 막막하기 그지 없다. 방대한 그들의 세계관을 모두 이해할 순 없지만 '이 정도만 알면 말은 섞어볼 수 있다' 싶은 키워드를 모아봤다. 

먼저 컴백이다.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7'으로 다음달 21일 컴백한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4월 발매된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에 이어지는 시리즈의 일환이다. 그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선공개곡 '블랙스완'을 공개했다. 다만 아트필름과 함께 공개된 '블랙스완'의 숨은 의미는 비교적 심오해 대화 주제로는 적절치 않다. 방탄소년단이 전하는 '예술적 가치와 선한 영향력'에 집중하자.

이번 앨범은 선주문량 342만장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342만장이라는 대단한 숫자는 체감이 쉽지 않다. K팝 팬이라면 이름을 알만한 아이돌 그룹의 음반 판매량이 대게 3~5만장 정도이며, 아주 잘 파는 톱 아이돌이라고 해도 10만에서 30만 장가량 인 것을 감안하면 가히 천문학적인 수치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된다.

두 번째는 신기록이다. 셀 수 없이 많은 기록들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빌보드 메인 차트 1위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8년 '러브 유어 셀프 전 티어'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첫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발매된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와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까지 빌보드200 정상을 차지하며 11개월 만에 3개 앨범이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새 앨범 역시 방탄소년단의 기록을 방탄소년단이 깨는, 기록적인 수치가 기대된다.
▲ 그룹 방탄소년단.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마지막은 월드투어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4월 11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런던, 베를린, 도쿄 등 세계를 돌며 월드투어를 벌인다. 공연장이 크고 자리가 넉넉해보여 명절을 맞아 조카에게 선심쓰듯 '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 한 장을 섣불리 약속했다가는 굉장히 곤란해질 수 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티켓 때문에 크나큰 원망을 들을 수 있으니 호언장담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밖에 언급을 조심해야하는 키워드가 있다. 방탄소년단의 맏형 진은 92년생으로 연내 입대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올해 컴백 활동과 월드투어를 마친 뒤 입대 관련 계획이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혹여나 '군대'라는 자신 있는 키워드에 집중한 나머지 방탄소년단과 군대를 결합한 부적절한 대화 주제 선정으로 가정에 불화의 씨앗을 만들지 않도록 유의하자.
▲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방송화면. 제공|TV조선
▶'미스터트롯'  
서바이벌 오디션. 너무나도 익숙한 '맛'의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트로트'로 장르를 바꿨더니, 간장게장보다 더 감칠맛이 난다. 진하고 걸쭉한데 중독성 있는 '트로트의 맛'이 안방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2일 첫 방송한 '미스터트롯'은 1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 시간대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무려 2시간이 넘는 방송 시간을 견디게 만드는 힘이 있다. 

'미스터트롯'은 지난해 방송돼 인기를 끈 '내일은 미스트롯'의 남자 판이다. 장윤정과 진성, 박현빈 등 톱 트로트 가수들이 마스터로 나서 차세대 트로트 스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미스터트롯' 시청자라면, 자신의 '1픽'을 찾기 위해서 혹은 내 '1픽'을 영업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일터. '미스터트롯'의 주요 참가자만 알아도 단기 속성 '아는 척'이 가능하다. 
▲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제공|TV조선

우선 예선 진-선-미는 필수다. 우선 예선에서 '진'을 차지한 참가자는 테너 김호중이다. 김호중은 영화 '파파로티'의 실제 주인공이다. 비행 청소년이었던 과거를 극복하고 테너로 성장한 그는 트로트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졌다. 그가 부르는 '태클을 걸지마'는 도저히 태클을 걸 구석이 없었다. 

'선'을 차지한 임영웅이 부른 노사연의 '바램'은 듣는 순간 이견 없이 '잘한다'라고 할 만 했다. 발라드 가수를 꿈꿨지만, 지역 가요제에 나가 트로트를 부르고 호평받으면서 완전히 노선이 바뀌었단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2만 명이었던 그의 유튜브 채널은 '미스터트롯' 방송 3주 만에 8만 명을 넘어섰다. 

최연소 참가자 홍잠언은 '미'로 선정됐다. 구구단도 벅찰 9살 나이의 홍잠언은 '항구의 남자'를 구성지게 소화했다. 방송 다음 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고, 네이버TV 캐스트 기준 '미스터트롯' 내 그의 클립 조회수도 상위권이다. 통통한 볼에 귀여운 아홉살의 무대매너를 놓치지 마시라. 

SBS '영재발굴단' 출신 정동원도 빼놓을 수 없다. 폐암 투병 중인 조부를 생각하며 열창하는 정동원의 모습은 진성도 울리고 시청자도 울렸다. '미스터트롯' 최근 녹화 중 조부상 비보를 접하기도 했다. 마치 '아픈 손가락'처럼 마음이 쓰이는 초등학생 참가자다. 지난해 신예 트로트 스타인 유산슬(유재석)과 만나기도 했다. 

'미스터트롯'을 시청하는 20대 여성들의 '픽'을 꼽으라면 단연 '찬또배기' 이찬원이다. 이찬원은 SBS '스타킹'에 출연했던 '트로트 신동' 출신. 무럭무럭 잘 자란 그는 '진또배기'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JTBC '히든싱어2' 남진 편에 출연해 '리틀 남진'으로 활약한 김수찬은 넘치는 끼와 노련한 무대가 인상적이고, '트로트계의 BTS'라 불리는 장민호, 신기남 전 의원의 아들 신인선 등도 예선에서 눈에 띈 참가자다. 
▲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마스터 군단. 제공|TV조선

이미 잘 알려진 연예인도 여럿이 도전장을 던졌다. NRG 천명훈, Y2K 고재근 등이다. 마치 프라이머리처럼 얼굴을 가리고 출연한 미스터리한 인물 '삼식이'가 누구일지 추리해보는 것도 '미스터트롯'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주변에 고등학생 사촌, 조카가 있다면 '미스터트롯' 참가자 정승제를 알 가능성이 높다. 유명 인강 강사인 그도 '미스터트롯'에서 '얄미운 사람'을 열창했었다.

'미스터트롯' 본선 참가자 수준은 상향 평준화 되어있다. 'OO가 잘하더라'라는 말에 누구를 넣어도 무방하니,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함께 무대 클립을 보며 흥얼흥얼 리듬을 타도 괜찮다. 마침 TV조선에서 1회부터 4회까지 하이라이트를 담은 '설날엔 미스터트롯'을 24일 오후 3시 20분부터 220분 동안 방송한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장진리, 강효진, 박소현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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